티머니, 안면인식 결제 기술 개발...우이신설선 시범 운영 중
교통카드 소지 등 번거로움 줄일 것으로 기대
한 번에 인식되지 않는 점은 단점...사생활 침해 우려도
하이패스처럼 스마트폰 들고 지나가기만 해도 결제되는 기술도 개발

[편집자 주] 인공지능(AI), 로봇, 메타버스 등 새로운 용어들이 이제 낯설지 않다. 거의 매일 온오프라인 매체들을 통해서 접하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 생활 곳곳에서 관련된 서비스나 기기를 심심찮게 보게 된다. 바야흐로 인공지능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알아듣기 어려운 기술 얘기는 살짝 옆으로 미뤄두고, 생활 속에서 마주칠 수 있는 AI 기기와 서비스를 체험을 통해 재미있게 만나보자. 모든 건 흥미로부터 시작하는 게 맞다. 스마트폰을 처음 샀을 때 두근거림과 반짝이는 눈빛은 인공지능시대에도 없어지지 않을 거니까 말이다.

티머니가 개발한 안면인식 결제 시스템은 우이신설선에서 시범 운영 중이다. (사진=이하나 기자)
티머니가 개발한 안면인식 결제 시스템은 우이신설선에서 시범 운영 중이다. (사진=이하나 기자)

대중교통 이용방법이 한 번 더 진화한다. 얼굴인식만으로 결제가 되는 기술이 개발됐다. 교통카드를 들고 다닐 필요가 없다. 지하철 개찰구 앞에서 카드를 꺼내기 위해 지갑을 뒤지지 않아도 된다.

해당 기술은 이미 시범 운영되고 있다. 티머니는 올해 1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안면인식 결제 시스템'을 선보였다. 서울시 1호 민자 경전철 '우이신설선'에 시범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역내 근무자들의 개찰구 출입에 사용하고 있다. 티머니는 6월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린 '서울 스마트 모빌리티 엑스포'에서 관람객들이 해당 기술을 사용해볼 수 있는 기회도 제공했다.

얼굴을 인식해 지하철을 탑승할 수 있게 되면 편리한 부분이 많다. 교통카드나 지갑이 없어도 대중교통 탑승이 가능해진다. 코로나19와 같은 현재 상황에서는 접촉 지점을 줄여 위생도 지킬 수 있다.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 안면인식 속도가 느리면 출근길에 많은 사람이 개찰구 앞에서 시간을 허비하게 된다. 얼굴이 노출되는 점에 대해 사용자가 사생활 침해 등의 불쾌함도 느낄 수 있다.

그렇다면 티머니는 안면인식 기술을 사용한 결제시스템을 어떻게 구현했을까? 안면인식 처리는 얼마나 잘 되고, 수집된 생체정보는 어떻게 보호할까? 해당 기술을 알기 위해 서울 스마트 모빌리티 엑스포와 우이신설선에 찾아가 해당 기술을 직접 체험해보았다.

지정된 앱에 얼굴 등록하고 사용...우이신설선에선 직원용으로 운영 중

우이신설선과 6호선이 통과하는 보문역 개찰구에는 티머니의 안면인식 결제 시스템이 실제로 있었다. 해당 시스템은 6호선에는 없고 우이신설선을 탑승하는 방향에만 설치돼 있었다. 모든 개찰구에 해당 기능이 있는 것은 아니다. 개찰구 중 가장 구석 한 곳에만 존재했다. 우이신설선에서 근무하는 관계자는 "역내 직원 출입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면서 "별도로 호출을 하지 않아도 돼서 편하다"고 말했다.

안면인식으로 교통금액을 결제하기 위해선 지정된 애플리케이션에 미리 얼굴을 등록해야 한다. 등록된 얼굴 정보가 티머니 플랫폼에 공유돼 결제가 되는 시스템이다. 얼굴정보는 암호화돼 보호된다.

우이신설선에서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선 직원용으로 미리 얼굴을 등록해야 했다. 직원이 아니기 때문에 보문역에서 체험은 어려웠다. 안면인식으로 출입하는 체험은 서울 스마트 모빌리티 엑스포에서 할 수 있었다. 

우이신설선은 직원용으로 시범 운영 중이어서 얼굴을 등록해놓지 않은 일반 사용자는 결제가 되지 않았다. (영상=이하나 기자)

엑스포에서도 사전 얼굴 등록은 필수였다. 티머니는 엑스포 체험기간에만 동작하는 'SSME' 체험용 앱을 만들어 사용자 얼굴을 등록해 체험해볼 수 있게 했다.

티머니 관계자는 "스마트폰 앱을 통해 얼굴을 등록하면 해당 정보가 티머니에 등록돼 안면인식 결제를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개찰구 통과 속도 지금보다 빨라...제대로 인식되지 않는 경우 다수 발생

티머니 측은 얼굴인식에서 결제까지 소요되는 시간을 0.8초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통카드를 찍고 출입하는 시간을 측정해본 결과 대략 1초가 걸린 점을 보았을 때 소요되는 시간은 지금보다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안면인식으로 교통요금이 결제되는 시스템은 교통카드를 찍고 개찰구를 통과하는 것보다 간편하고 시간도 짧았다. (영상=김동원 기자)

실제로 체험했을 때 안면인식으로 출입구가 열리는 체감시간이 교통카드를 찍고 들어가는 시간과 비슷했다. 오히려 카드를 개찰구까지 가져가야 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어서 더 빠른 느낌이었다.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에서도 얼굴인식이 됐다. 티머니 관계자는 "사물감지 기술을 이용해 마스크 착용 유무와 상관없이 정확한 얼굴인식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안면인식이 되지 않는 경우가 발생했다. 기계가 제시하는 얼굴 모양 안에 올바르게 섰음에도 불구하고 두번 실패하고 세번째에야 제대로 얼굴인식을 했다. 

개찰구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안면인식이 되지 않는 경우가 발생했다. 출퇴근 이용자가 많을 경우 혼잡도가 더 높아질 것으로 우려된다. (영상=김동원 기자)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식당 등을 출입할 때 사용하는 QR코드 체크인 애플리케이션과 비슷했다. 한 번에 인증되는 경우가 있었지만, 인증이 되지 않아 거리를 조절하며 여러 번 인증을 해야 했다. 출퇴근길처럼 사용자 이용이 많을 경우 해당 문제가 발생하면 혼란이 발생할 우려가 커 보였다.

티머니 관계자는 "지금까지 시험해본 결과 얼굴인식을 잘못한 경우는 없는데 인식이 한 번에 되지 않거나 시간이 걸리는 문제는 있었다"면서 "통과 시간 단축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계속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생체정보는 암호화로 보호...상용화 최대 과제는 사회적합의

얼굴인식에 사용되는 생체정보는 암호화 기술로 보호된다. 얼굴을 저장하는 게 아니라 특정 패턴을 저장해 보호한다. 얼굴 패턴 정보를 해독이 불가능한 데이터로 변환해 암호화하는 방식이다. 외부에서 정보를 탈취해도 해석 자체가 되지 않는다.

기술이 개발돼 시험 중이고 보안 문제도 해결했지만, 상용화까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우선 안면인식 사용에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특히 대중교통에 사용되는 안면인식 기술은 공공서비스 영역이라 사용까지는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중이 얼굴을 인식하는 서비스에 포용적인 입장을 보일지도 미지수다. 안면인식 AI기술 활용 사례가 많은 중국은 대부분 사람이 공공장소에서 얼굴인식 기술이 사용되는데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관영 매체인 '베이징 뉴스 싱크 탱크'는 1월 중국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87.46%가 상업지역에서 얼굴인식 기술이 사용되는데 반대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현재 CCTV 등에 얼굴인식 기술 등을 폭넓게 사용 중이다.

페이스북은 사진과 동영상 속 사용자 얼굴을 자동으로 인식해 태그를 제안하는 기능을 도입했다가 미국 일리노이주 사용들로부터 무단으로 정보를 이용했다는 이유로 집단 소송을 당했다. 이로 인해 약 7500억원 합의금을 지불하기도 했다.

실제로 안면인식 기술을 사용해보니 화면에 찍히는 얼굴이 뒷사람에 보이는 게 불편하게 느껴졌다. 사생활 침해 문제 등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어 보였다.

티머니 안면인식 결제 시스템이 실제로 사용되기 위해선 사회적합의가 필요하다. (사진=이하나 기자)
티머니 안면인식 결제 시스템이 실제로 사용되기 위해선 사회적합의가 필요하다. (사진=이하나 기자)

티머니 관계자는 "사생활 침해 문제 등으로 단기간에 사회적합의가 이뤄지기 어려울 수도 있다"면서 "이에 대비해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스마트폰을 들고 지나가기만 해도 결제가 되는 시스템도 개발했다"고 말했다.

하이패스처럼 스마트폰 들고 지나가면 결제되는 기술도 개발

스마트폰을 들고 있기만 해도 결제가 되는 기술은 저전력 블루투스(BLE) 기반 비콘을 활용해 개발됐다. 스마트폰을 결제기에 찍고 들어가는 방식이 아닌 블루투스 기술을 이용해 들고 지나가기만 해도 결제가 된다.

전시관에서 직접 체험을 한 결과 개찰구를 멈추지 않고 지나갈 수 있었다. 고속도로의 하이패스와 비슷하다. 결제를 위해 멈춰 설 필요가 없이 지나가기만 하면 자동으로 결제가 된다. 개찰구 통과 시간이 감축돼 병목현상 등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티머니 관계자는 "해당 기술은 올해 시범 서비스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뛰어가거나 빠른 걸음으로 가도 결제가 잘 되는지 등을 테스트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버스 등 다른 대중교통 서비스와 연동할 수 있는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AI타임스 김동원 기자 goodtuna@aitimes.com / 이하나 기자 22hnxa@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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