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방문 시 통신3사 패스(PASS) 앱으로 성인인증
다음 방문부터는 등록한 얼굴로 성인인증 가능해
사물 인식이 가능한 카메라와 IoT 로드셀 질량감지 센서 탑재
AI가 주문부터 결제까지 모두 진행
"무인 판매 기술 강화로 소상공인이 가진 어려움 다소 해소될 것"

[편집자 주] 인공지능(AI), 로봇, 메타버스 등 새로운 용어들이 이제 낯설지 않다. 거의 매일 온오프라인 매체들을 통해서 접하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 생활 곳곳에서 관련된 서비스나 기기를 심심찮게 보게 된다. 바야흐로 인공지능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알아듣기 어려운 기술 얘기는 살짝 옆으로 미뤄두고, 생활 속에서 마주칠 수 있는 AI 기기와 서비스를 체험을 통해 재미있게 만나보자. 모든 건 흥미로부터 시작하는 게 맞다. 스마트폰을 처음 샀을 때 두근거림과 반짝이는 눈빛은 인공지능시대에도 없어지지 않을 거니까 말이다.

AI 무인 주류판매기에서 동료 기자 카드로 구매 실패한 사연은? (영상=이하나 기자)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해 주류를 무인으로 판매하는 주류판매기가 등장했다. AI가 구매하는 사람의 얼굴을 보고 성인인지를 확인한다고 한다. 신분증 검사도 없다. 그렇다면 19세 이하 노안인 청소년이나 동안인 성인은 AI가 어떻게 구별할까? 고등학생 때부터 대표 노안 소리를 듣는 사람 중 한 명으로서 궁금증을 참지 못해 AI 주류자판기가 있는 경기 성남시로 향했다. 정확한 조사를 위해 자칭 동안이라는 이하나 기자와 동행했다.

성인인증은 통신3사 패스(PASS) 앱으로...한 번 인증 시 다음번엔 얼굴로만 인증

결과부터 말하면 노안이나 동안인 얼굴은 성인인증과 상관없었다. 얼굴인식은 처음 방문했을 때 판매기에 사용자를 등록하는 용도였다. 성인인증은 통신3사의 본인인증 서비스 '패스(PASS) 앱'으로 이뤄졌다. 

처음 방문했을 때 패스 앱으로 성인인증을 마치고 얼굴을 등록하면, 다음 방문 때는 별도의 인증 없이 얼굴인식만으로 주류를 구매할 수 있는 방식이다. 신분증을 갖고 다닐 번거로움이 없고, 신분증 사칭 등의 문제도 방지할 수 있다.

AI는 주류판매기에서 주문부터 결제까지 모든 과정을 처리한다. 얼굴을 인식해 패스 앱에 등록된 디지털신분증에 저장된 사진 데이터를 통해 신분을 인식한다. 

AI 주류판매기는 성인인증을 마쳐야 문이 열린다.
AI 주류판매기는 성인인증을 마쳐야 문이 열린다.

성인인증을 마치고 판매기 문이 열리면 구매자가 어떤 브랜드의 맥주를 선택했는지를 카메라와 센서로 알아챈다. 판매기 안에는 사물 인식이 가능한 카메라와 사물인터넷(IoT) 로드셀 질량감지 센서가 탑재돼있다. 카메라는 구매자가 집은 물건을 확인하고 로드셀 센서는 고객이 물건을 집을 때마다 변하는 선반 무게를 감지한다. 이를 통해 구매자가 어떤 물건을 집었는지를 AI가 파악할 수 있다.

해당 기술은 담배 판매기와 과자, 식품 판매기에서도 똑같이 작동했다. 단, 성인인증이 필요없는 과자와 식품 판매기는 성인인증 절차 없이 카드만 꽂으면 구매할 수 있었다.

무인 주류판매기는 어떻게 작동할까?

무인 주류판매기는 지난해 6월 산업통상자원부 주관 ‘산업융합 규제 샌드박스’에서 주류판매기 개발에 참여한 도시공유플랫폼이 실증 특례기업으로 선정되면서 개발·상용화가 됐다.

현재 무인 주류판매기가 있는 곳은 경기 성남시에 있는 현대지식산업센터 1층 무인 편의점이다. 편의점은 무인 주류판매기뿐만 아니라 담배, 과자, 음료, 식품 등 모든 제품을 무인 판매기에서 판매하고 있었다.

취재 목적인 주류판매기부터 시험을 해봤다. 판매기는 처음 '신규 회원'인지 '기존 회원'인지 물었다. 첫 방문이어서 신규 회원을 누르자 개인정보 동의를 한 후 얼굴인식을 했다. 얼굴은 전면 카메라를 통해 이뤄졌고,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에서도 인식이 가능했다. 

AI 주류판매기는 마스크를 써도 얼굴인식이 가능했다.
AI 주류판매기는 마스크를 써도 얼굴인식이 가능했다.

얼굴인식을 마친 후에는 스마트폰을 통한 성인인증이 이뤄졌다. 판매기에 뜬 QR코드를 사진 찍으면 스마트폰에 설치된 패스 앱을 통한 성인인증을 할 수 있었다. 성인인증은 패스 앱과 문자를 통해 할 수 있지만, 아직까진 문자를 사용한 성인인증 서비스는 되지 않았다.

성인인증을 마치면 주류판매기는 신용카드를 요구했다. 체크카드로는 결제가 되지 않았다.

신용카드를 꽂으면 잠겨있던 판매기가 '딸깍' 소리가 내며 열렸다. 안에 있는 주류를 꺼내면 어떤 제품을 몇 개 골랐는지를 카메라와 무게감지 센서가 인식했다. 해당 제품을 꺼내고 결제 버튼을 누르면 자동 결제가 되는 시스템이었다. 

아쉽게도 아직 주류판매기에서 주류 구매는 불가했다. 상용화되기 전 테스트 단계에 있었다. 업무시간에 맥주를 마실 좋은 기회를 허무하게 놓쳐버렸다.

무인 편의점에 있는 관리자는 "아직 테스트 중이어서 결제까진 되지 않는다"며 "조만간 테스트를 마치면 본격 상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자를 통한 성인인증 서비스나 체크카드 결제도 곧 도입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시스·도시공유플랫폼·소이넷 함께 개발..."소상공인 어려움 다소 해소할 것"

해당 기술은 하나시스와 도시공유플랫폼, 소이넷 등 3개 기업이 함께 개발했다. 하나시스는 무인 판매기에 사물 인식이 가능한 카메라와 IoT 로드셀 질량감지 센서 등을 탑재했다. 도시공유플랫폼은 사물 인식 기술을, 소이넷은 안면인식 기술을 선보였다.

각 기업은 이번 기술로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해결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청소년의 주류 구매로 인한 영업정지와 과태료 부과 등의 억울함을 사전에 방지하고, 심야 혹은 장시간 근무에 따른 인력 소모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지식산업센터에 있는 1층 무인편의점에는 주류 뿐아니라 많은 제품이 무인으로 판매되고 있었다.
현대지식산업센터에 있는 1층 무인 편의점에는 주류뿐 아니라 많은 제품이 무인으로 판매되고 있었다.

이정용 하나시스 대표는 "편의점 야간 매출의 70%는 주류와 담배"라며 "AI로 성인인증이 가능한 키오스크로 야간 업무 인력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석 도시공유플랫폼 대표는 "(해당 기술은) 일부 업체의 무인 매장에서 발생해온 도난과 결제 보안 문제도 완벽하게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I타임스 김동원 기자 goodtuna@aitimes.com / 이하나 기자 22hnxa@aitimes.com

[관련기사] 'AI키오스크' 진화를 선도한다... 이정용 하나시스 CEO 인터뷰

[관련기사] [AI 실생활 체험기] "당신을 2051년 미래 도시로 초대합니다"

키워드 관련기사
  • [AI 실생활 체험기] "AI 면접, 해보니 쉽지 않더라"
  • [AI 실생활 체험기] "커피도 만들고, 그림도 그려주고"...일상에 녹아든 로봇 친구
  • [AI 실생활 체험기] 더현대 서울 무인매장 '언커먼스토어', 도난 위험 없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