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은행원이 상담 도와주는 새로운 은행 서비스 체험 가능
AI 가상 상담 서비스와 AI와 함께하는 게임 즐길 수 있어
그런데 은행에 AI 상담사가 꼭 필요할까? 게임은 왜 있지?
여기에는 금융사기 방지할 AI 기능 숨겨져 있어

[편집자 주] 인공지능(AI), 로봇, 메타버스 등 새로운 용어들이 이제 낯설지 않다. 거의 매일 온오프라인 매체들을 통해서 접하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 생활 곳곳에서 관련된 서비스나 기기를 심심찮게 보게 된다. 바야흐로 인공지능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알아듣기 어려운 기술 얘기는 살짝 옆으로 미뤄두고, 생활 속에서 마주칠 수 있는 AI 기기와 서비스를 체험을 통해 재미있게 만나보자. 모든 건 흥미로부터 시작하는 게 맞다. 스마트폰을 처음 샀을 때 두근거림과 반짝이는 눈빛은 인공지능 시대에도 없어지지 않을 거니까 말이다.

KB국민은행 여의도 신관에 있는 'AI 체험존'에 설치된 3개의 키오스크 모습. 이 키오스크는 AI 은행원과 다양한 게임 등의 서비스를 제공했다. (사진=이하나 기자)

은행이 인공지능(AI)을 만나 진화하고 있다. AI 챗봇에 이어 AI 은행원이 고객을 안내하는 기술이 등장했다. 메타버스 영업점 개설도 코앞에 두고 있다.

은행권의 AI 기술을 쉽게 접할 수 있는 곳은 KB국민은행 여의도 신관에 있는 'AI 체험존'이다. KB국민은행은 소비자들이 자사의 AI 기술을 체험해볼 수 있게 올해 3월부터 체험존을 운영하고 있다.

이 곳에선 키오스크에 있는 아바타와 아나운서를 통해 AI 가상 상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또 AI가 내 동작을 따라 하고, 내가 그린 그림을 맞추는 게임도 즐길 수 있다.

그런데 의문이 생기는 부분이 있다. 상담 서비스를 받고자 한다면 사실 은행에 방문해 AI 상담사를 이용하는 것보다 온라인이나 전화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법이 편리하다. AI 상담사와 상담을 하는 것과 온라인으로 문의하는 것은 둘다 사람을 통하지 않기 때문에 시간을 들여 방문하지 않아도 되는 온라인 상담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

AI가 동작을 따라 하고 그림을 맞추는 게임은 신기할 수 있지만, 굳이 영업점에 있을 필요가 있을까라는 궁금증도 들었다. 영업점에 키오스크가 설치돼 사람들이 게임을 즐긴다면 정작 상담 서비스 등 필요한 업무를 하는 사람은 긴 시간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AI 체험존을 방문해 직접 시스템을 이용해본 결과 이 의문은 바로 해결됐다. 체험존에 있는 AI 기술은 비밀을 숨기고 있었다. 아무 생각 없이 체험존을 즐겼다면 몰랐을 수 있는 비밀이다.

◆ 아바타와 대화했을 뿐인데 금융사기 여부가 파악된다고?

AI 체험존에는 총 3개의 키오스크가 있다. 제일 처음 만나는 키오스크는 귀여운 아바타가 두 번째 키오스크엔 김현욱 전 아나운서가 반갑게 맞아준다. 일종의 AI 은행원이다.

아바타는 KB신사옥에 대한 소개를 해주고 키보드로 입력한 문장을 읽어주기도 한다. 단순히 읽어주는 게 아니라 문장을 해석해 이를 몸으로도 표현해준다. 키보드로 "OOO님 반갑습니다"라고 입력하면 아바타가 반갑다고 이야기하면서 행동으로도 반가운 인사를 한다. 음성인식과 자연어처리 등의 기능이 탑재된 영향이다.

KB국민은행 AI 체험존에 있는 아바타는 "반갑다"는 말을 입력하자 말과 행동으로 반갑다는 인사를 건넸다. (영상=김동원 기자)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체험존에서는 키보드로 입력하는 아바타가 인식하는 서비스만 선보이고 있지만, 실제 영업점에서는 사용자의 목소리를 인식하는 기능도 탑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기능을 보고 단순히 귀여운 아바타가 안내하는 기능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아바타는 사용자의 대화를 분석해 의도하는 바를 찾아 행동으로 보여줬다. 이는 사용자와의 대화로 금융사기 가능성을 진단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금융 사기나 보이스피싱 등을 당했을 때 나타나는 사람의 대화 패턴이나 목소리 떨림 등 데이터를 AI가 학습한다면, 이러한 상황에 노출된 사람을 높은 정확도로 탐지할 수 있다. 목소리 떨림이 많거나 사기를 당했을 때 많이 나타나는 대화 내용이 나왔을 때 AI가 금융사기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관리자에게 별도로 알려주는 방식이다. 

◆ AI와 함께하는 행동 맞추기 게임에는 어떤 비밀이?

이 기능은 두 번째 키오스크에서 더 상세히 나타난다. 이 키오스크에는 김현욱 전 아나운서가 나와 상세한 은행 업무를 도와준다. 통장개설, 청약, 예적금, IRP, 대출 등을 상담해준다. 여기에는 음성합성, 영상합성, 음성인식, 자연어처리 등의 기술이 탑재돼 실제 은행원과 상담하는 것처럼 큰 어려움 없이 상담을 할 수 있다.

실제로 "IRP 상품을 만들고 싶어"라고 말하자 관련 내용과 필요서류 등을 상세히 알려줬다. 말하는 속도나 음량, 사투리 등에 상관없이 요구하는 내용을 정확히 인식했다.

이 키오스크는 은행 업무 안내뿐 아니라 영상으로 하는 게임도 제공한다. 카메라에 비치는 사용자의 모습을 AI가 따라 하는 게임이다. 사용자가 키오스크 앞에서 춤을 추면 화면에 나오는 캐릭터가 그 춤을 그대로 따라 한다.

함께 취재를 간 동료 기자가 춤을 추자 키오스크에 있는 캐릭터가 그대로 춤을 따라 췄다. (영상=김동원 기자)

김현욱 전 아나운서를 모델로 한 AI 은행원은 사용자의 목소리와 대화를 정확히 인식했다. 또 영상게임은 사용자의 행동을 그대로 따라 했다. 이는 그만큼 AI가 사용자의 대화나 행동을 정확히 인식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 위험에 놓여있는 사용자는 행동이 불안하거나 목소리 떨림이 있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보이스피싱 사기가 가족을 납치했다는 등 피해자를 불안하게 하는 내용으로 속이는 경우가 다반사여서다.

AI는 이러한 사람의 행동과 말투, 대화 등을 학습하면 이러한 상황에 놓여있는 피해자를 높은 가능성으로 찾아낼 수 있다. 또 은행에서 사람이 쓰러지거나 이상 행동을 보였을 때 이를 빠르게 탐지해 관리자에게 알려주는 역할도 할 수 있다. ATM 위에 설치된 CCTV 영상을 관제사가 분석하는 방식보다 높은 정확도로 피해를 방지하게 된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금융피해 상황에 놓은 사용자는 행동이 불안하고 목소리도 떨리게 된다"며 "음성과 영상을 정확히 인식할 수 있는 AI 은행원은 피해자가 보이는 행동을 파악해 이를 관리자에게 알려줘 피해 사례를 줄이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AI가 내가 그린 그림 정답 맞춰준다...그 이유는?

세 번째 키오스크는 더 재미난 게임을 제공했다. AI가 제시한 단어를 사용자가 그리면 그 그림을 AI가 맞추는 게임이다. AI는 사용자가 그린 그림을 비율로 알려준다.

실제로 AI가 '선풍기'라는 단어를 제시했을 때 동료 기자가 그림을 그렸더니 AI는 선풍기 60%, 꽃 30%, 구름 10% 등으로 답안을 제시했다. 비율이 높을수록 그린 그림이 그 대상에 가깝다는 것을 의미했다.

동료 기자가 키오스크에 그림을 그리자 AI는 그림이 무엇을 그렸는지를 맞췄다. (영상=김동원 기자)

이 게임은 AI가 사용자의 필기 패턴을 정확히 인식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는 서명 위조 방지에 활용할 수 있다. 사용자가 AI 은행원을 통해 상품을 가입할 때 새긴 서명과 그 다음에 입력한 서명을 대조해 위조인지 아닌지를 AI가 판단해준다. 

AI는 서명한 결과만을 보고 위조 여부를 판단하지 않는다. 사람이 똑같은 이응(o)을 쓸 때 왼쪽부터 원을 그리는 사람이 있고, 오른쪽부터 원을 그리는 사람이 있듯이 AI는 서명하는 방법도 분석해 사기 여부를 판단한다. 그만큼 높은 정확도로 피해를 방지할 수 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은행에 AI를 도입할 때 금융사기를 방지할 수 있는 방향에 대해 많이 연구했다"면서 "AI가 사람을 도와 피해사례를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키오스크를 빠르면 올해 하반기 영업점에서 테스트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I타임스 김동원 기자 goodtuna@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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