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발전, 새로운 기술보다는 있던 능력치를 고도화
로봇 팔, 비슷하게 생겼지만 목적은 각양각색
로봇공학자 데니스 홍, "로봇 다리도 로봇 발전의 핵심 축"

(출처=셔터스톡)
(출처=셔터스톡)

로봇은 꾸준히 발전한다. 전혀 볼 수 없던 새로운 기능보다는 현재 있는 능력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특히 인간을 대신하는 로봇 팔과 다리는 생김새는 비슷하지만 다양한 분야에서 각양각색으로 쓰인다.  

이는 지난 27일부터 30일까지 일산 킨텍스에서 열렸던 ‘2021 로보월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사흘 동안 전시장 전체가 '로봇 팔'로 붐볐다. 생김새는 비슷하지만 치킨 튀기는 로봇부터 물류를 신속히 처리하는 로봇까지 각양각색이다. 

'로봇 다리'도 발전했다. 로보월드뿐만 아니라 미국 UCLA 로봇공학자 데니스 홍(Dennis Hong)교수도 휴머노이드 로봇 하체 부위를 소개했다. 그는 이달 4일 열린 '2022 ICT 산업전망 컨퍼런스'에서 영상을 통해 해당 기술을 선보였다.

◆ 한 단계 진화해 일상 속으로 스며든 로봇 팔

치킨을 직접 튀기는 로봇 팔 (영상=김미정 기자)
치킨을 직접 튀기는 로봇 팔 (영상=김미정 기자)

킨텍스 전시장에서 치킨 냄새를 따라 가면 닭을 튀기는 로봇 팔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치킨 외식업체 '디떽(D-Ddeck)'은 로봇 팔 기술로 치킨을 튀긴다. 무거운 바스켓을 가뿐히 들어 한 번에 많은 닭을 튀긴다. 로봇이 치킨을 튀길 땐 전시장 전체가 치킨 냄새로 가득했다.

기업 관계자는 “기술을 2018년에 개발해, 2019년 대구 동성로에서 사업을 시작했다”고 언급했다. 같은 해에 프랑스 파리에도 수출했다”고 말했다. "치킨 바스켓은 사람 손목에 무리가 갈 정도로 무겁다"며 "로봇 팔을 이용한 제조는 인건비 절약뿐 아니라 신속한 업무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제이엠로보틱스'가 만든 '크루즈 에어(Cruzr Air)' 멀티형 로봇. 로봇 팔로 직접 안내함으로써 향상된 커뮤니케이션 기능 (영상=김미정 기자)
'제이엠로보틱스'가 만든 '크루즈 에어(Cruzr Air)' 멀티형 로봇. 로봇 팔로 직접 안내함으로써 향상된 커뮤니케이션 기능 (영상=김미정 기자)

'제이엠로보틱스'가 개발한 '크루즈 에어(Cruzr Air)'는 멀티형 로봇이다. 자율주행 기술로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안내와 방역을 한다. 

제이엠로보틱스 김동진 대표는 “안내할 때 두 팔을 이용할 수 있어서 기존 안내 로봇 보다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탁월하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안내 로봇에 팔을 붙이는 건 기술적으로 상당히 어렵다”고 언급했다. 로봇이 길을 안내할 땐 사람 입장에서 방향을 가리켜야 편하다. 사람이 한 번 더 생각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우리 기술은 단순한 안내 봇이 아니다”며 “로봇이 자기 방향의 반대 방향으로 가리키도록 기계학습돼있는 고도의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가장 많이 알려진 'LG 클로이 봇'이나 공항 안내봇 '에어스타'는 터치스크린으로만 기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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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 에어는 공기 살균 기능도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실내 공공장소에 설치하면, 자율주행 기능과 결합해 방역 기능이 탁월하다. 김 대표는 “마스크 착용이나 이상 온도를 감지할 수 있는 기능까지 있다”며 “현재 서초구에서 사용 중이다”고 밝혔다.

비전 기술로 다소 복잡한 라떼아트 70초 안에 가능 (영상=김미정 기자)
비전 기술로 다소 복잡한 라떼아트 70초 안에 가능 (영상=김미정 기자)

'제이엠로보틱스' 관계자들은 정교한 라떼아트를 하는 로봇 팔도 소개했다. 기존 로봇 기술은 커피를 내려주는 정도였다. 라떼아트도 하트, 동그라미 등 단순한 모양만 가능했다. 해당 로봇은 비전 기술을 기반으로 사람이 만드는 방식을 똑같이 따라한다. 카메라로 바리스타가 라떼 만드는 모습을 영상으로 찍어서 보여주는 방식이다. 로봇이 영상을 보고 팔 각도나 방향을 바리스타와 똑같이 흉내낸다.

김동진 대표는 "스위스 ‘에버시스(EVERSYS)’ 커피 머신을 내장하고, 유니버셜 로봇이 만든 팔 두 개로 작동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정교한 라떼아트는 손목과 팔 각도, 방향이 가장 중요하다”며 “70초면 웬만한 바리스타보다 더 멋진 라떼아트를 즐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로 영상을 통해서만 라떼아트를 확인할 수 있었다.

◆ 개선된 정교함과 신속함, 물류제조 팔 로봇

'유일로보틱스'가 만든 팔 로봇. 로봇산업분야 대통령상 수상 (영상=김미정 기자)
'유일로보틱스'가 만든 팔 로봇. 로봇산업분야 대통령상 수상 (영상=김미정 기자)

기업 '유일로보틱스'는 로봇산업분야 대통령 상을 받은 물류 로봇을 선보였다. 로봇 모두 짐을 놓고 옮기는 과정을 한 번의 오차 없이 척척 해냈다. 해당 기업이 상 받은 이유를 묻자, 기업 관계자는 “다른 로봇 기업은 부품이나 제품 자체를 미국, 일본 등에서 수입해 사용한다”며 “우리 기업은 순수 국내 제품이기 때문에 수상하게 된 걸로 본다”고 언급했다. 

'로보스타'가 선보인 수직다관절로봇. 빠르고 정확하다. (영상=김미정 기자)
'로보스타'가 선보인 수직다관절로봇. 빠르고 정확하다. (영상=김미정 기자)

제조업 로봇 기업 ‘로보스타’는 기존 기술보다 특화된 수직다관절 팔 로봇을 선보였다. 전시장 가운데에 위치해 꽤 눈에 띄었다. 두 로봇이 하나로 쌍을 이뤄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왼쪽 로봇이 물체를 들어 올리면, 오른쪽 로봇은 물체 상태를 비전 기술로 확인하는 식이다.

로보스타 관계자는 “로봇 전용 언어를 사용해 적용할 수 있다”며 “현재 전시된 속도보다 더 빠르게 제조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로봇 다리는 어디까지 만들어졌나

4족 보행 로봇 '스폿(Spot)' 미국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국내 기업 로아스는 공식 솔루션 파트너다. (영상=김미정 기자)
4족 보행 로봇 '스폿(Spot)' 미국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국내 기업 로아스는 공식 솔루션 파트너다. (영상=김미정 기자)

전시장 한가운데 가장 주목받은 로봇은 ‘스폿(Spot)’이다. 전시장에 4족 보행 로봇은 드물 뿐더러, 친근한 개 형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폿은 네 다리로 개처럼 제자리를 뛰어다니고, 걷고, 엎드리는 등 다양한 기능을 선보였다.

스폿을 소개한 기업 ‘로아스’는 보스턴 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의 한국 공식 솔루션 파트너다. 로아스 김태균 선임연구원은 “한 번에 약 90분 움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4족 보행 스폿(Spot)은 “건설 지역, 재난 구역, 정유 시설, 연구개발, 엔터테인먼트에 사용할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하체 로봇 아테미스(ARTEMIS). 거의 개발이 끝난 상태. (영상=2021 ICT 산업전망 콘퍼런스 캡쳐)
하체 로봇 아테미스(ARTEMIS). 거의 개발이 끝난 상태. (영상=2021 ICT 산업전망 콘퍼런스 캡쳐)

이달 4일 열린 2022 ICT 산업전망 컨퍼런스에선 '로봇 다리'가 주제로 나왔다. UCLA 로봇공학자 데니스 홍(Dennis Hong)이 관련 내용을 발표했다. 특히 그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핵심은 다리”라며 절대 넘어지지 않는 로봇 개발 필요성을 강조했다. 발표 가장 마지막에 개발을 거의 마친 2족 보행 휴머노이드 로봇 하체를 선보였다. 그는 "걷기, 뛰기, 능수능란하게 축구하기 등 휴머노이드 로봇을 '육상 선수'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AI타임스 김미정 기자 kimj7521@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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