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장병탁 교수, ML에서 LM으로 가기 위한 기술적 과제 제시
MIT 캘블링 교수, ML 추가 적용 없이 로봇 기능 향상 연구 소개
로봇이 인간 추월할 가능성 "현재 기술로는 거의 불가능" 일축

(출처=글로벌인공지능포럼)

"사람 도움 없이 AI가 스스로 데이터를 만들고 학습할 수 있을까?" (서울대 장병탁 교수).

"AI 로봇이 머신러닝 없이 기능 발전이 가능한가?" (MIT 레슬리 캘블링 교수).

과기정통부가 주관한 글로벌 인공지능포럼에서 두 교수 모두 인공지능(AI)이 사람의 뇌처럼 스스로 학습하고 기능할 수 있는지에 대해 긍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그러나 AI가 인간을 추월할 가능성은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새로운 시대의 인공지능'을 주제로 21일 열린 ‘2021 글로벌 인공지능 포럼’은 정보통신기획평가원 인공지능사업단,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전자기술연구원, 서울대학교, 한국과학기술원이 공동으로 주관했다.

서울대 컴퓨터공학 장병탁 교수는 자율 학습을 통한 뇌 인지 구조에 대해 강연했다. 주로 머신러닝(ML)에서 러닝머신(Learning Machine, LM)으로 거듭나기 위한 기술적 과제가 무엇인지 AI 발전 단계를 통해 소개했다. LM은 컴퓨터가 데이터를 직접 산출해 학습하고 스스로 개선하도록 훈련하는 방식이다.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 레슬리 캘블링(Leslie Pack Kaelbling) 교수는 모델 학습을 통해 만들어지는 ‘범용 인지 로봇(A general-purpose intelligence robot)' 개념과 연구 내용을 소개했다.

◆ 장병탁 교수, "이젠 머신러닝(ML)에서 러닝머신(LM)으로"

인공지능 발전 단계 (출처=글로벌인공지능포럼, 편집=김미정 기자)

장병탁 교수는 LM을 설명하기 위해 인공지능 발전 단계 여섯가지를 소개했다.

장 교수는 “현재 우리는 2단계에 머문 시점”이라며 "대량의 데이터를 딥러닝 모듈에 넣어야 훈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람이 직접 넣어준 데이터를 토대로 AI가 알고리즘을 만들어 작동하는 방식이다.

그는 “2단계에는 AI가 데이터 세트를 만들 수 없다”며 “3단계부터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 단계에서는 AI가 데이터 세트를 스스로 창출해서 배우는(Self-teaching system) 상태다.

"ML에서 LM로 가기 위해선 AI 스스로 문제 해결 능력까지 있어야 한다”고 장 교수는 강조했다. 데이터 세트를 스스로 만들어 학습하고, 예상치 못한 변수에 능동적으로 대처까지할 수 있어야 LM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말이다.

Universal Learning Machine(ULM) 특징 (출처=글로벌인공지능포럼, 편집=김미정 기자)
Universal Learning Machine(ULM) 특징 (출처=글로벌인공지능포럼, 편집=김미정 기자)

그는 “이를 갖춘 게 바로 4단계인 '유니버셜 러닝머신(Universal Learning Machine, ULM)이다”고 말했다. “ULM은 인간 도움 없이 새로운 데이터를 수집할(perception) 뿐만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action) 내고, 더 나아가 변수에 대처하는(anticipation)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는 자신의 행동에 대한 피드백을 진행함으로써 자기계발까지 가능한 단계다. 장 교수는 "현재 2단계에서 다음 단계로 도달하려면 상당한 시간과 기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레슬리 캘블링 교수 "로봇, 촘촘한 계획만 있으면 ML 없이 성능 높일 수 있어"

커피 만드는 로봇이 어떤 부엌에서도 찬장으로 가서 커피를 혼자 탈 수 있을까? 대답은 "아직 멀었지만 가능"이다. 그것도 ML 없이 실현할 수 있다. 

레슬리 캘블링(Leslie Pack Kaelbling) MIT 교수는 컴퓨터 공학과 인지 과학을 AI 로봇에 적용하는 연구를 소개했다. '범용 지능 로봇(A general-purpose intelligence robot)'이 이에 해당한다.

범용 지능 로봇은 자신이 갖고 있는 기본 기능을 최대한 응용해서 스스로 계획하고 변수에 대처함으로써 목표를 달성하는 로봇이다. 예를 들어, 집안일 하는 로봇일 경우, 집안 일과 관련된 모든 걸 가르쳐주지 않아도 능동적으로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는 “이는 사실 현실적으로 실현하기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모든 장소에 있는 사물은 같은 자리에 있지 않고(enormous), 그 범위는 너무 넓어서(endless) 로봇은 변수에 부딪히기 너무 쉬워(unavoidable)서다.

캘블링 교수는 “인간의 뇌 영역은 계획, 학습, 전략 세우기 등 추론 메커니즘이 가능하다”며 “로봇에 이런 메커니즘을 똑같이 주입하면 극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계층화 방식 구조, 점진적인 계획 구체화로 목표 달성  (출처=글로벌인공지능포럼, 편집=김미정 기자)
계층화 방식 구조, 점진적인 계획 구체화로 목표 달성  (출처=글로벌인공지능포럼, 편집=김미정 기자)

캘블링 교수는 방안으로 '계층화 방식 계획(Hierarchical planning in the now)' 을 소개했다. 계층화 방식 계획이란 최종 목표 하나를 설정하면, 계획을 처음엔 추상적으로 세우지만 점진적으로 구체화해 목표에 달성하는 방식이다. 해당 과정을 통해 "로봇도 인간이 하는 추론 메커니즘을 형성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즉, 로봇에 복잡한 명령을 주입하면, 로봇은 그래프 신경망을 활용해 새로운 환경이나 사물을 인식한다. 이를 통해 계층화 방식으로 '범용 플래너(추상적인 계획에서 구체적인 계획으로 차근차근 목표치에 다가감)'를 스스로 만든다. 해당 과정에서 로봇이 추론 메커니즘을 만들 수 있을뿐만 아니라 최종 목표에 도달하기까지 한다.

로봇이 초록색 물체를 테이블 모서리쪽으로 옮기라는 명령을 받으면 계층화 방식으로 범용 플래너를 짠다. 로봇은 주황색 물체를 ‘장애물’로 인식하고, 치우고 나서야 초록색 물체를 테이블 모서리쪽으로 밀어서 목표에 달성한다. (출처=글로벌인공지능포럼, 편집=김미정 기자)
로봇이 초록색 물체를 테이블 모서리쪽으로 옮기라는 명령을 받으면 계층화 방식으로 범용 플래너를 짠다. 로봇은 주황색 물체를 ‘장애물’로 인식하고, 치우고 나서야 초록색 물체를 테이블 모서리쪽으로 밀어서 목표에 달성한다. (출처=글로벌인공지능포럼, 편집=김미정 기자)

캘블링 교수는 ‘제로(zero)모델(M0M)' 연구를 예시로 보여줬다. 로봇은 초록색 물체를 테이블 모서리쪽으로 옮기라는 명령을 받는다. 로봇은 계층화 방식으로 범용 플레너를 짠다. 옆에 있는 주황색 물체를 ‘장애물’로 인식하고, 그걸 치우고, 초록색 물체를 테이블 모서리쪽으로 밀어서 목표에 달성한다. "로봇이 한 모든 행동은 머신러닝하지 않았다. 로봇 스스로 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물을 붓는 단순한 기능, 팔을 꺾는 기능, 물체 위치를 인식하는 기능을 최대한 적용해서 사용자가 명령한 복잡한 임무에 실행 중인 로봇 (출처=글로벌인공지능포럼, 편집=김미정 기자)
물을 붓는 단순한 기능, 팔을 꺾는 기능, 물체 위치를 인식하는 기능을 최대한 적용해서 사용자가 명령한 복잡한 임무를 실행 중인 로봇 (출처=글로벌인공지능포럼, 편집=김미정 기자)

캘블링 교수는 "해당 원리는 작은 단위(기능)를 모아서 복잡한 시스템(최종 목표)에 점진적으로 다가가는 것이다”고 말했다. 기본적인 알고리즘을 갖춘 로봇이 정보를 스스로 모으고, 가지고 있는 기능을 최대한 이용해 촘촘한 계획을 세움으로써 성능을 점점 키워나간다는 의미다. 그는 “로봇은 불확실성을 이런식으로 추정해 목표를 이룰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 교수와 캘블리 교수가 함께한 문답 시간에선 한 시청자 패널이 “로봇이 사람처럼 생각하고 활동할 수 있다면, 우리가 로봇을 제어할 수 없는 순간이 오지 않느냐"고 물었다.

캘블리 교수는 “그 단계는 기술적으론 한참 멀었다”고 주장했다. "지능 로봇이 발전하긴 했지만, 로봇은 인간이 설정한 알고리즘 범위 내에서 작동한다"며 "사람이 통제될까봐 두려워하는 건 시기상조다"고 덧붙였다. 

AI타임스 김미정 기자 kimj7521@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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