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분석 AI 기술, GP·GOP·해안 등의 경계 강화에 사용
카메라 영상으로 적 특이점 감시하고 발견 시 지속 추적
인공위성에 찍힌 적 주요시설 변화도 실시간 탐지
"AI 완벽하지 않아, 부사수 역할로 수행 가능"

(사진=셔터스톡, 편집=김동원 기자)
(사진=셔터스톡, 편집=김동원 기자)

인공지능(AI)이 입대했다. GP, GOP, 해안 등 최전방과 위험지역에서 근무한다. 보직은 경계 및 관측병이다. 적군의 상태를 살피고, 감시하는 역할을 한다.

국방 경계 강화에 투입된 AI는 영상분석 기술이다. 경계 초소나 GOP, GP, 철책선 등에 설치된 카메라 영상을 분석해 특이점이 발생하면 사람에게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적이 평소보다 가까운 위치에 왔거나 귀순자가 초소 쪽으로 접근하는 등의 상황이 생기면 즉시 지휘관이나 감시병에게 경고음 등을 통해 알려준다. 영상 속 객체를 빨간색 네모 칸 등으로 별도로 표출해 지휘관이 특이점을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조치도 취해준다. 

경계초소에서 근무하는 경계병이나 열상감시장비(TOD)병과 유사한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된다. TOD병은 야간에 TOD 장비에 찍히는 영상을 계속 살피며 특이점이 발생 시 지휘관에게 보고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경계병도 마찬가지로 초소에서 주변을 살피며 특이사항을 보고하는 역할을 한다.

AI는 이와 비슷한 임무를 하지만 365일 24시간 지치지 않고 최적의 상태로 적을 감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학습된 정보에 대해선 실수 없이 높은 정확도로 이상 상황을 탐지할 수 있다.

AI는 적 정보를 관측할 뿐 아니라 촬영된 적을 계속 추적하는 역할도 할 수 있다. 카메라에 촬영된 특정 객체를 지속 추적해 영상을 표출해준다. 귀순자가 남하하거나 적이 이상한 움직임을 보였을 때 계속 위치를 추적해나가 지속 감시할 수 있다.

영상분석 AI 업체 인텔리빅스 관계자는 "군에서 사용하는 특수 카메라에 촬영된 영상을 AI가 분석하는 기술을 2017년부터 공급해왔다"면서 "영상에 촬영된 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이상 상황을 알려줌으로써 사람이 하던 방식에 정확도를 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상분석 기술 외에도 스마트 자동추적 솔루션도 함께 국방 경계 강화 용도로 공급하고 있다"며 "이 기술은 마스터 카메라에서 촬영된 객체를 연동된 슬레이브 카메라가 지속 감지해 적이나 귀순자의 위치를 계속 추적하는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AI는 인공위성 영상을 분석하는 역할도 한다. 인공위성이 촬영한 적의 비행장, 항구, 잠수함 기지 등 중요시설을 AI가 실시간으로 분석·감시하는 방식이다. 인공위성 영상을 분석하는 판독관 역할과 유사하다. 

여기에는 주로 변화탐지 기술이 쓰인다. 잠수함이 모습을 감추거나 비행장에 이륙하는 비행기가 많아지는 등 평소와 다른 변화가 발생했을 때 이를 AI가 감지하고 지휘관에게 알려준다.

이 기술은 국내 인공위성 기업 쎄트렉아이(Satrec Initiative)의 자회사 에스아이에이(SIA)가 공급하고 있다. 전태균 SIA 대표는 "북한에 있는 30여 곳 군사 공항을 매일 모니터링하고 있다"면서 "항공기가 어떻게 운행되고 있는지 살피고, 차량 이동과 교통량도 살피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국방 분야에서 객체검출이나 이상 상황을 탐지하는 기술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까지 올라와 있다"고 설명했다.

인공위성 영상으로 항공기 객체를 ㅂ
SIA는 인공위성 영상을 활용해 항공기 등의 객체를 분석하는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 (사진=SIA)

AI는 군사시설에 투입돼 경계 임무의 빈틈을 줄여주지만, 완전한 존재는 아니다. 학습된 적 정보만을 분석할 수 있고, 어떤 상황인지 스스로 판단할 수는 없다. 이상 상황을 알려주는 역할까지만 수행할 수 있다. 

사람으로 따지면 부사수 역할까지만 수행할 수 있다고 보면 된다. 알려주지 않으면 임무 자체를 모르는 이등병과 비슷하다. 단 24시간 지치지 않는 이등병이라는 점이 사람과 다른 차이점이다.

전태균 SIA 대표는 "AI 영상분석 기술은 속도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지만, 사람보다 정확하진 못하다"며 "경계 강화를 위해선 지속적인 학습과 기술 강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SIA에서는 높은 수준의 탐지 기술을 갖추기 위해 군에서 오랜 기간 근무하고 전역한 판독관을 채용해 AI 학습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텔리빅스 관계자도 "AI는 사람의 보조적인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며 "사람과 협업해 경계를 이중으로 감시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AI타임스 김동원 기자 goodtuna@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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