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회 양원, 미국-이스라엘 인공지능 센터 설립 추진 법안 도입
브루킹스 연구원, 기존 패권국과 도전국 간에 거대한 충돌 불가피
중국, 21세기 디지털 실크로드(Digital Silk Road) 구축에 전력

(출처=셔터스톡)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인공지능 기술 선두 자리를 놓고, 선진국들이 치열한 기술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한편으론 공동 연구를 위한 협력의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지난 2017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국민 연설에서 “인공지능을 선도하는 나라가 세계를 지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푸틴의 말을 뒷받침하듯, 그 몇 년 사이에 전 세계는 인공지능을 놓고, 첨예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AI 선진국인 미국과 이를 따라 잡으려는 중국은 총성 없는 전쟁을 방불케 하고 있다.

지난 2017년 캐나다와 중국이 AI 국가전략을 발표한 후, 지난해 말까지 AI 국가전략을 공식 발표한 나라는 30개국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전 세계적 기술 주도권 경쟁은 AI를 사이에 놓고, 벌이는 국제 협력의 장으로 연결되고 있다.

미 양원, 미-이 AI 연구 센터 법안 도입

미 연방 정부 전문 매체 ‘넥스트 거브(Next Gov)’는 미 의회 상하 양원이 미국-이스라엘 인공지능 센터 설립을 추진하기 위한 초당적 법안을 도입하려고 시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법안이 통과되면, 이 초당적 법률은 두 나라가 빠르게 진화하는 기술을 협력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새로운 허브인 미국-이스라엘 인공지능 연구 개발 센터를 구성하도록 복수의 연방기관에 요구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넥스트 거브에 따르면, 오는 2022년부터 2026년까지의 회계연도마다 1,000만 달러가 이 센터에 지원되도록 승인될 것이다.

또 이 센터는 머신러닝, 이미지 분류, 객체 감지, 음성 인식, 자연 언어 등을 포함한 영역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고등 교육 및 민간 부문 기관들의 경험, 지식 및 전문 지식 등을 활용해 더욱 강력한 연구 개발 협력을 발전시키는 메커니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 민주당 하원의 제이콥 오친클로스(Jacob D. Auchincloss) 의원은 “미국이 실패한 영원한 전쟁에서 벗어나기 때문에 우리는 동맹국들과의 강력한 동맹에 다시 전념하고, 중국 공산당의 떠오르는 위협과 경쟁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스라엘과 협력하고, 인공지능 연구 센터를 개발하면, 우리 세대가 세계적으로 연구·개발을 선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런가 하면, 인도와 독일 과학자들이 인공지능 연구 개발 등에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지난 8일 애널리틱스 인디아 매거진이 보도했다.

인도 독일과학기술센터(IGSTC)가 독일 연방 교육연구부(BMBF), 인도 과학기술부(DST)와 함께 지난 6일과 7일에 주관한 공동 가상 워크숍에서 인도와 독일 과학자들은 인공지능(AI)의 구현과 상호 관심사인 AI, 헬스케어, 자율로보틱스, 신뢰할 수 있는 AI, 수학 등 5개 주제 분야를 논의했다.

이번 워크숍은 지난 2019년 11월 양국 정부 협의에서 인공지능 분야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후속 조치로 마련됐다고 인디아 매거진은 전했다.

인도-독일 과학기술센터(IGSTC)의 인도 공동 회장과 과학기술부(DST)의 국제부 회장인 SK 바르시니(Varshney)와 독일 공동 회장인 카데린(Katherin)은 학계와 산업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특히 AI, 머신 러닝 및 로봇 분야 등에서 양국 간의 협력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독일 연방 교육연구부(BMBF)의 쉬퍼 데커(Schiffer Decker)는 “독일이 AI로 독일 경제를 확장하는 데 집중하고 있으며, 인도는 AI의 강력한 파트너로서 이 워크숍의 과학 자문 위원회의 권고는 이러한 노력을 더 높이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 과기부 프론티어 및 미래 기술 부문(FFT-DST) 수장인 무라리 모한(Murari Mohan) 박사는 “세계적으로, AI는 매우 활발한 연구 주제이며, 인도와 독일이 협력을 증대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독일은 인도를 파트너로 AI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향후 독일 개발 협력 이니셔티브인‘모두를 위한 인공지능’은 가나, 르완다, 남아프리카, 우간다, 인도 등 5개 파트너 국가와 협력해 세계적으로 AI에 대한 개방적이고 포괄적이며, 지속 가능한 접근 방식을 촉진하고 있다.

미 전문가들, 중국의 AI 도전 우려

올해 1월 17일 싱귤러리티 허브의 선임 작가인 바네사 베이츠 라미레즈(Vanessa Bates Ramirez)는 싱귤러리티 허브에 “중국은 세계의 인공지능 초강대국이 되고 싶어 한다”란 제하의 칼럼을 썼다.

바네사에 따르면, 중국은 첨단기술 분야에서 세계 최대 강국이며, 이 중에서 아마도 가장 중요한 것은 인공지능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17년부터 오는 2030년까지 AI 세계 선두주자가 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발표했고, 그 이후 학계, 정부, 민간 산업에 걸쳐 AI 프로젝트와 연구에 수십억 달러를 쏟아부었다.

이러한 막대한 투자 외에도, 중국 정부와 민간기업들은 시민들의 건강에서 스마트폰 사용에 이르기까지 전례 없는 양의 데이터에 접근하도록 허락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올해 2월 17일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 선임연구원 조슈아 멜처(Joshua Meltzer) 박사도 인공지능을 가운데 놓고 패권 경쟁을 벌이는 미국과 중국 간의 경쟁에 대한 분석 보고서를 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0년 동안 중국은 놀라운 경제 성장을 이루어냈고 그 바탕에 과학기술이 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의 꽃인 인공지능에선 미국과의 기술 격차가 좁은 탓으로 맹렬한 추격전을 벌이고 있으며 국제간 협력에도 사활을 걸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만약에 중국의 고도성장이 상당 기간 계속된다면, 미-중 간 세력전이가 일어날 것이고, 기존 패권국과 도전국 간에 거대한 충돌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AI 역량 개발을 전략 경제적 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중국은 미국의 강력한 도전자라고 평가했다.

미-영 AI 협정에 러시아 찬반 엇갈려

미국과 영국이 인공지능의 연구와 개발에 협력하기 위한 새로운 협정에 9월 말경 서명했다고 온라인 플랫폼 ‘ICT 모스크바’가 지난해 10월 2일 전했다.

ICT 모스크바는 이번 협력이 러시아 AI 발전에 미칠 영향에 대해 국내 기업 대표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러시아 스콜코보(skolkovo) 재단의 사이버물리시스템 및 빅데이터 규제 담당 알렉산더 툴카노프(Alexander Tulkanov) 차장은 “미국과 영국간의 협정은 잠재적으로 러시아의 AI 솔루션 개발자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 국가가 권위주의적 억압 정권의 인공지능 기술 사용을 반대할 계획이라는 문서 조항에 주목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스베르 뱅크(Sber bank)의 정부 기관 데이터연구센터 안드레이 네즈나모프(Andrei Nezhnamov) 전무이사는 보다 낙관적인 소신을 밝혔다. 그는 “이 협정의 체결이 사실상 국내 개발업자들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미국과 영국의 협력은 매우 유망해 보이지만, 이것은 러시아 기업들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 같지 않다.”고 밝히기도 했다.

알렉산더 매크로스코프(Alexander Macroscope) CEO는 “주 차원에서의 협력이 잠재적으로 특정 시장 참가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참가자들에게도 여러 가지 제한을 도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종류의 협정은 러시아 솔루션 수출에 장애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프로모봇(promobot)의 공동 설립자인 올레그 키보쿠르체프(Oleg Kibokurchev)는 말했다.

즉, 그는 이 협력이 주로 인공지능 분야의 기초 연구에 관한 것이고, 이런 종류의 국제적인 연구 그룹은 빈번한 관행이라는 주장이다.

중국, 중동 국가에 적극적 AI 러브콜

지난 2018년 10월 중국 공산당 최고지도부인 중앙정치국은 “중국이 새로운 산업혁명의 기회를 잡을 수 있느냐는 인공지능에 달려 있다”고 강조하면서 그 노력의 일환으로 국제 협력을 강조했다.

현재 중국은 상하이와 베이징을 기점으로 각종 인공지능 국제행사를 벌이면서 외국의 발전된 AI 기술을 흡수하는 가운데 정부 차원에서 국제간 협력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지난 2017년 제1차 일대일로 국제 협력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주석은 “5G, 인공지능, 반도체, 양자컴퓨팅 등의 디지털 분야에서 일대일로 연선국과 협력을 강화하고, 데이터, 클라우딩, 스마트시티 분야에서 21세기 디지털 실크로드(Digital Silk Road)를 구축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지난 2019년에는 라오스, 사우디아라비아, 세르비아, 헝가리, 터키, UAE 등 16개국과 디지털 실크로드 구축에 관한 양해각서에 서명하고, 12개국과는 행동계획을 수립했다.

그 사례 중의 하나가 바로 중국 다국적 기업 화웨이(Huawei)의 중동 진출이다. 화웨이는 지난해 5월 27일 두바이 전기 수도청(DEWA)과 인공지능과 디지털 변환 협력 분야에서 전략적 제휴를 확대키로 했다.

화상 회의를 통해 사이드 모하메드 알 타이어(Saeed Mohammed Al Tayer) DEWA 전무이사 겸 CEO와 찰스 양(Charles Yang) 화웨이 중동 사장은 스마트 그리드, 디지털 변환, 자동화, 클라우드 컴퓨팅 및 인공지능 분야에서 전략적 제휴에 대해 논의했다.

최근 들어 후발 주자지만 외국과의 인공지능 교류사업에 열을 올리는 사우디아라비아도 중국이 욕심내고 있는 나라다.

지난 2020년 10월 22일, 텔레콤 미러(Telecom Mirror)는 사우디 데이터·인공지능 청(SDAIA)과 중국 화웨이(Huawei)가 파트너십을 맺고, 국가 AI 역량 개발프로그램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 새로운 프로그램은 AI가 비전 2030을 지원하는 국가 디지털 전환 달성에 필수적인 기술 영역임을 인식하는 것이어서 그 의미가 크다.

화웨이는 파트너로서 도시 관리, 에너지, 제조, 의료, 교통, 물류 등 다양한 분야의 500개 AI 프로젝트를 통해 풍부한 국내외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됐다.

찰스 양(Charles yang) 화웨이 중동 담당 사장은 “화웨이가 AI에 대한 야심찬 장기 연구 개발 전략을 채택해 5G 연결, 클라우드 컴퓨팅, 산업 애플리케이션 등 전례 없는 기회를 창출했다”고 말했다.

AI타임스 조행만 객원 기자 chohang5@kaka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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