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이세돌과 알파고' 이후 5년 남짓, 인공지능은 낯설고 새로운 미래가 아닌 이미 익숙한 일상이 되어가고 있다. 가전제품에서부터 자율주행차에 이르기까지, 간단한 온라인 상거래부터 신약개발에 이르기까지 인공지능은 우리 삶과 세상에 물처럼 스며들고 있다.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하는 방법은 변화를 쫒지 않고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에  AI타임스는 각계 전문가들과 함께 인공지능의 현재를 톺아봄으로써 미래의 변화를 예측하고, 수동적 변화가 아닌 능동적 혁신으로 이끌 수 있는 길찾기의 하나로 ‘인공지능백서 2021-AI와 우리사회의 변화’ 특집기획을 연재한다.

탄소 중립은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환경 정책의 중심으로 들어서고 있다. 도시 에너지 시스템에서도 탄소배출원을 제거하고 도시에서 요구하는 에너지를 공급하려고 한다. 도시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었다.

그림 1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도시 유틸리티 시설은 전통적인 전기 및 열 공급 장치와 더불어 재생에너지 시스템이 함께 설치 운영되도록 설계된다. 탄소 제로 에너지원을 사용하는 기기가 추가 도입되는 것 이외에도 도시 유틸리티(열, 전기 공급, 상하수도 처리, 소각로 등 도시 생활 서비스 인프라)의 기기들간에 자원 공유 및 폐열 활용을 위한 커플링이 이루어지는 것이 기존 유틸리티 시설과의 차별성이다.

그림1. 도시 유틸리티 구성 개요도
그림1. 도시 유틸리티 구성 개요도

도시 유틸리티의 구성 기기 간의 자원 및 에너지 흐름 상의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이 저탄소 스마트 도시 유틸리티 구축에 핵심적 과제가 된다. 예를 들면 도시의 열 수요(냉 난방용) 및 전력 수요에 대응하는 복합 에너지 시스템의 자원과 에너지 흐름을 그림 2와 같이 나타낼 수 있다. 전기 공급의 경우 도시의 전기 수요에 대응하여 태양광, 풍력발전기와 같은 연료 공급이 필요없는 재생에너지 시스템과 연료(예, 천연가스)를 주입해야 하는 발전기와 열병합 발전기가 설치될 수 있다. 이때 열병합 발전기에서는 열이 부수적으로 생산되므로 도시의 열 수요 대응에 사용되기 위해 열저장 장치에 보내진다. 이 열저장 장치에는 주 열 공급원으로 보일러가 있으며 동시에 폐기물 소각로에서 나온 열을 공급받을 수도 있다. 이전에 개별적으로 설치 운영하여 열에너지 손실이 많았던 것을 시스템 통합을 통해 에너지 효율을 높힌다.

이러한 에너지 고효율 통합 시스템은 탄소배출 연료의 사용을 줄이게 할 수 있어 탄소 제로형 도시 유틸리티 인프라 구축을 도모하게 된다. 이 통합 도시 유틸리티 인프라의 설계에서 필수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것은 비용(설치 및 운영비) 투자 대비 탄소 감축 효과이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재생에너지로만 에너지공급을 하며 공급 유동성을 에너지 저장장치로 해결하는 것이나 그 비용 조달은 비현실적이다. 주어진 예산에서 탄소 감축 성능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는 각 개별 기기의 용량을 최적화하는 황금 비율 투자 포트폴리오를 설계하는 것이 요구된다.

도시 유틸리티 구성 기기별 최적 용량을 찾기 위해서는 각 기기별 용량의 변화를 주면서 수요에 대응하도록 하고 그 변화마다 정의된 기기 조합의 설치 운영비용과 탄소 배출량을 산출해 내도록 한다. 이 때 각 기기별 용량 변화의 폭을 100 단계로 나누어 각 기기별로 적용할 경우 그 구성 기기의 조합의 경우의 수는 천문학적으로 증가하게 된다.

예를 들어 태양광 설치 용량을 1 MW부터 100 MW의 용량 범위로 0.5 MW 마다 증가 시킨다면 200개의 설치 용량 경우의 수가 발생한다. 이 같이 유틸리티 구성 기기의 종류가 7 개 라면 1.28E+16 (12,800,000,000,000,000)개의 경우의 수가 나온다. 여기에, 열과 전력의 수요 값의 또다른 변수로 고려한다면 총 경우의 수 개수는 더 늘어나게 된다. 이 계산 작업을 컴퓨터가 수행한다고 하여도 그 계산 시간은 며칠이 걸리게 된다. 이 계산 시간의 획기적 단축을 위해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채용하게 된다. 이 인공지능 알고리즘은 천문학적 경우의 수가 나오는 최적 용량 조합 시나리오를 몇 분내에 처리함으로써 도시 유틸리티 설계자에게 상당한 시간과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다 준다.

그림 2. 도시 유틸리티 구성 기기 간의 자원 및 에너지 흐름도 예.
그림 2. 도시 유틸리티 구성 기기 간의 자원 및 에너지 흐름도 예.

그림 3은 중국 상하이 인근의 한 위성 신도시의 도시 유틸리티 기기의 용량 조합을 탄소절감량과 비용의 두가지 변수에 따라 최적화한 계산 결과를 나타낸 패리토 프런트(Pareto front) 그래프이다. 목표 탄소배출 절감율에 따라 비용은 반비례하여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꿀벌의 행동 패턴을 차용한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적용하였다. 기본 원리는 꿀벌들이 주변 지형에서 꽃밭을 찾아내는 데 있어 꿀벌 탐색대의 파견 횟수를 줄이면서도 꽃밭 발견 성공률을 높이는 꿀벌 탐색대의 역할 분담을 정의한 것이다. 상세한 내용은 다른 기회에 다루도록 한다.

그림 3에서 탄소저감율 15.4%, 57.6%, 72.3%의 지점을 볼 수 있는데 흥미로운 것은 15.4 %에서 57.6% 까지의 추세선은 57.6%에서 72.3% 선까지의 추세선보다 더 가파르다는 것이다. 이는 어느 정도까지는 비용 투자가 증가하면 탄소배출량 저감 효과가 크게 나타나지만 그 이후에는 투자 대비 절감효과가 둔해진다는 것이다. 시설 투자 관점에서는 어느 지점에서 그런 효과의 변화가 발생하는 가를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약 15%의 탄소배출 저감 효과를 위해 투자를 3배 이상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전략적 의사결정에 중요한 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도시의 유틸리티 인프라 구축 시에 이러한 투자 타당성 분석은 경쟁사가 각 개별 기기 설계자들의 경험으로 결정한 기기 용량을 모은 설계 제안 보다 합리적으로 투자 리스크를 미리 판단할 수 있도록 한다. 스마트 그린 시티 구축 사업에서 이러한 에너지 및 자원 활용 코디네이팅 작업은 도시 설계 이전 기획 단계에서 수행할 수 있다.

만약 어떤 신도시 개발 프로젝트에서 경쟁하는 팀보다 더 구체적인 탄소중립형 인프라 구축 전략을 제시할 수 있다면 탄소중립 도시 개발 사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게 되는 것이다. 탄소중립 도시 유틸리티 인프라의 최적 포트폴리오를 찾아내 주는 작업에 인공지능 기술 활용은 이제 시작이며 앞으로 큰 활약이 기대되는 분야이다.

그림 3. 도시 유틸리티 구성 시나리오상의 비용과 탄소배출 저감 페리토 프런트(Pareto front) 그래프 예.
그림 3. 도시 유틸리티 구성 시나리오상의 비용과 탄소배출 저감 페리토 프런트(Pareto front) 그래프 예.
그림 4. 그림 3상에서의 탄소배출 저감율 포인트별 기기 용량 조합.
그림 4. 그림 3상에서의 탄소배출 저감율 포인트별 기기 용량 조합.

김재민 대표는 영국 스트라스클라이드 대학 기계공학과에서 에너지 정보 시스템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고, 1998년 이후 동 대학 ESRU 연구소에서 연구와 교육을 수행하였다. 
현재 제로에너지건물 운영 관리 전문 회사인 (주)이젠파트너스의 대표이사이며  (사)한국지역경제녹색얼라이언스의 공동대표로 활동 중이다.

김재민 이젠파트너스 대표 bdp97126@daum.net 

<인공지능백서 2021-AI와 우리사회의 변화>특집 칼럼

[양지열 칼럼] 인공지능(AI) 판사는 정의로울까?

[최원희 칼럼] 스마트 팩토리, AI, 그리고, 메타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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