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현대 언커먼스토어가 알린 AI 무인 기술, 대중과 더 가까워져
AI 주류 판매기, 편의점에 도입 완료...소비자 이용 중
AI 무인 판매 기술로 AI 카메라·무게감지 센서 쓰여
무인매장 보급 넓히려면 기술 단가 하락 필요

서울시 성동구 이마트24 본점에 설치된 AI 주류 판매기의 모습. (사진=김동원 기자)
서울시 성동구 이마트24 본점에 설치된 AI 주류 판매기의 모습. (사진=김동원 기자)

인공지능(AI) 기술로 무인매장 시대가 열리고 있다. 도난 위험이 있는 제품과 성인인증 절차가 필요한 주류 판매 등에 AI 기술이 도입되면서 무인 판매 영역이 확대됐다. 이미 일부 백화점과 편의점에는 AI 기술을 도입해 무인 판매를 진행 중이다.

서울시 여의도에 위치한 더현대 언커먼스토어는 AI 무인판매 기술을 대중에게 본격적으로 알린 매장이다. 현대백화점그룹 IT 전문 자회사인 현대IT&E와 아마존웹서비스(AWS)가 협업해 만든 이 매장에는 계산하는 직원이 없다. 고객이 매장에 들어가 구매하고자 하는 물건을 집고 매장을 나가면 저절로 계산된다. 소비자가 어떤 제품을 골랐고, 몇 개를 구매했는지 등은 AI가 판단한다.

물론 고객이 해야 하는 과정은 있다. 입장 전 '현대식품관' 앱을 스마트폰에 설치하고 이 앱에 결제 카드를 등록해야 한다. 앱에 있는 QR코드를 매장 입구에 찍어야 입장할 수 있다. 퇴장할 때는 고객이 고른 물건에 대한 가격이 등록한 결제 카드에서 저절로 계산된다.

언커먼스토어로 시작된 무인판매 기술은 편의점으로 확산됐다. 편의점은 기존에도 AI 기술 없이 무인판매를 진행해왔지만, 성인인증이 필요한 주류는 예외였다. 소비자가 성인인지 아닌지를 직원이 판단해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성인인증을 AI가 진행한다. 서울시 성동구 이마트24 본점과 경기도 성남시 현대지식산업센터 1층 '아이스 Go24(AISS Go24)' 무인 편의점에는 AI 주류 판매기가 있다. 소비자는 통신 3사의 패스(PASS) 앱을 통해 성인인증을 해 주류를 살 수 있다. 다른 사람의 신분증을 도용하는 등의 편법이 통하지 않는다.

AI 주류 자판기는 언커먼스토어와 마찬가지로 소비자가 어떤 제품을 골랐고 몇 개를 구매했는지 등을 AI가 판단한다. 캔의 무게와 크기는 같지만, 브랜드별로 가격이 다른 맥주도 AI가 판단해 정확한 값을 계산한다. 소비자가 성인인증을 마치고 신용카드를 리더기에 삽입해 물건을 집고 문을 닫으면 결제는 자동으로 이뤄진다. 

◆ 무인매장과 주류 판매기에는 어떤 AI 기술이 쓰였을까?

언커먼스터와 주류 판매기에 모두 쓰인 AI 기술은 AI 카메라와 무게감지 센서다. AI 카메라는 상품의 이미지를 보고 어떤 제품인지를 식별할 수 있는 카메라다. 상품의 이미지를 데이터로 수집하고 분석해 소비자가 구매한 상품이 무엇인지를 판단하는 역할을 한다.

더현대 언커먼스토어에는 천장에 40여 대의 AI 카메라가 있다. 이 카메라들이 고객의 동선을 추적하며 구매한 물건을 파악하는 역할을 한다.

더현대 언커먼스토어 천장에는 40여 대의 AI 카메라가 설치돼 있다. (사진=김동원 기자)
더현대 언커먼스토어 천장에는 40여 대의 AI 카메라가 설치돼 있다. (사진=김동원 기자)

이마트24에 설치된 주류 판매기에는 12개의 AI 카메라가 설치돼 있다. 이 카메라들은 선반마다 2개씩 위치해 고객이 구매한 맥주가 어떤 브랜드의 상품인지를 판단한다.

무게감지 센서는 무게 변화를 읽어 고객이 어떤 상품을 선택했는지도 알아내는 역할을 한다. 물건을 집으면 기존에 있었던 무게가 줄어들고, 물건을 내려놓으면 무게가 늘어나는 원리를 이용해 소비자가 어떤 제품을 선택하고, 다시 내려놓았는지 등을 판단한다. 언커먼스토어에는 150여 개 무게감지 센서가 고객 동선과 상품 이동을 추적하고 있다.

AI 카메라와 무게감지 센서 외에도 무인판매 솔루션에는 다양한 기술이 녹아있다. 언커먼스토어에는 현대IT&E가 특허를 낸 결제 프리패스 기술이 탑재됐다. 소비자가 물건을 집고 나오면 자동으로결제가 되는 기술이다. 미국 아마존고의 '저스트 워크아웃(Just Walk Out technology)' 기술과 유사하다.

아이스 Go24에 설치된 주류판매기에는 안면인식 기술이 탑재됐다. 사용자가 처음 구매 시 얼굴을 카메라로 등록하면, 다음부터는 패스 앱 인증을 하지 않아도 얼굴 인식만으로 성인인증을 할 수 있다.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에서도 정확하게 얼굴을 인식한다.

주류판매기에 탑재된 안면인식 기술로 한 번 성인인증을 마친 사용자는 얼굴 만으로 성인인증을 할 수 있다. (사진=김동원 기자)
주류판매기에 탑재된 안면인식 기술로 한 번 성인인증을 마친 사용자는 얼굴 만으로 성인인증을 할 수 있다. (사진=김동원 기자)

◆ AI 주류 판매기 보급 활성화 예상, 매장 전체를 무인화하는 기술은 시간 필요

AI를 활용한 무인판매 기술은 빠른 인구 감소에 따라 미래 꼭 필요한 기술 중 하나로 꼽힌다. 편의점의 경우 현재 소상공인의 인력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기술로 활용되고 있다.

아이스 Go24 무인 주류판매기에 도입된 사물 인식이 가능한 카메라와 IoT 로드셀 질량감지 센서를 개발한 하나시스의 이정용 대표는 "(AI 주류판매기로) 청소년의 주류 구매로 인한 영업정지와 과태료 부과 등의 억울함을 사전에 방지하고, 심야 혹은 장시간 근무에 따른 인력 소모도 줄일 수 있다"면서 "편의점 야간 매출의 70%는 주류와 담배인데 AI로 성인인증이 가능한 키오스크로 야간 업무 인력을 대체해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다소 줄이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언커먼스토어처럼 매장 전체를 AI 무인판매 기술은 아직 기술개발이 더 필요하다고 평가받는다. 우선 단가가 비싸다. 언커먼스토어의 매장크기는 33㎡(약 10평) 규모였지만, 이 매장에 탑재된 기술 비용은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장에 설치되는 AI 카메라와 무게감지 센서의 수가 많기 때문이다.

AI 카메라와 무게감지 센서 등 무인매장에 필요한 기술을 개발하는 업체 관계자는 "조그마한 무인매장을 차리기 위해선 3억원 이상의 비용이 든다"면서 "AI 주류 판매기처럼 작은 규모 기술은 앞으로 많이 도입되겠지만, 매장 전체를 AI로 무인화하는 기술은 단가 하락 등을 위한 연구개발이 이뤄진 후 보급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AI타임스 김동원 기자 goodtuna@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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