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두는 AI·빅데이터·IoT…"4차 산업 인재, 지역에서 직접 키우겠다"
'AI+X' 공유·공감형 창의인재 양성 주력…매년 높은 취업률의 비결은?
"AI 중심도시 광주 실현하려면 시민 AI 교육 필요…시·교육청 나서야"

최근 지역 내 AI 업계에서 높은 선호도를 자랑하는 스마트인재개발원의 교육생들. 900시간 이내의 교육도 지치지 않고 이겨낸다고 한다. (사진=유형동 기자).
최근 지역 내 AI 업계에서 높은 선호도를 자랑하는 스마트인재개발원의 교육생들. 900시간 이내의 교육도 지치지 않고 이겨낸다고 한다. (사진=유형동 기자).

 

"이 기관 출신 인재들은 무언가 남다른 점이 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업무에 임하는 자세와 몰입도가 탁월하다는 것입니다."

광주에 둥지를 튼 인공지능(AI) 기업 관계자들 사이에서 흘러나오는 이야기다. 스마트인재개발원에서 배출한 인재들은 믿고 써도 된다는 반응이다. 실제 지역 내 IT업계에서 스마트인재개발원 출신 채용자들의 업무 역량과 동료 평가는 매우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개원한 지 5년 밖에 되지 않은 지역인재 양성 기관이 단기간에 전문가‧기업인들로부터 인정을 받게 된 비결이 무엇일까. 13일 차준섭 스마트인재개발원장을 만나 기관의 비전과 그간 성과, 노하우를 들어봤다. 인터뷰 동안 '지역 내 인력난 문제', 'MZ세대(밀레니얼 세대+Z세대)와의 소통 문제', '높은 취업률 비결' 등 여러 질문을 던졌다. 차 원장의 대답은 명료했고 확신에 차 있었다.

차준섭 원장은 '참 교육자'라는 인상을 받았다. 인터뷰 내내 목소리를 높이는 일이 없었지만, 교육생들의 취업 성공기를 소개할 때 표정이 유독 밝아졌다. 최근 몇 년간 가장 보람찬 일이 무엇인가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차 원장은 "학생들이 취업에 성공했을 때"라고 말했다. (사진=설재혁 기자).
차준섭 원장은 '참 교육자'라는 인상을 받았다. 인터뷰 내내 목소리를 높이는 일이 없었지만, 교육생들의 취업 성공기를 소개할 때 표정이 유독 밝아졌다. 최근 몇 년간 가장 보람찬 일이 무엇인가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차 원장은 "학생들이 취업에 성공했을 때"라고 말했다. (사진=설재혁 기자).

◆ 화두는 AI·빅데이터·IoT…"4차 산업 인재, 지역에서 직접 키우겠다"

차준섭 원장은 ‘뼛속까지 교육자’라는 인상을 받았다. "교육생들마다 취재진에게 먼저 웃으면서 인사를 건네는 모습이 인상적이다"고 말하자 차 원장의 표정이 밝아졌다. 그는 "저를 비롯, 임원진과 일선 강사들이 교육생들에게 진심으로 관심을 갖고 소통했더니 교육생들이 긍정적으로 변화한 것 같다"며 "인사만 잘 하더라도 자신을 낮추고 상대를 높이는 겸손한 품성을 갖추게 된다"고 대답했다.

단순 지식전달자에 국한된 교육자가 아닌, 반듯한 직업철학과 인성교양을 교육의 근본으로 여기는 '참교육자'의 면모가 드러나는 답변이었다. 40여 년간 호남대학교 공과대학 소프트웨어 관련 학과 교수로 근무한 이력만 봐도 그의 내공을 알 수 있었다. 그가 이끌고 있는 스마트인재개발원은 사단법인 한국스마트미디어학회 산하의 인력양성센터로 시작했다. 한국스마트미디어학회도 지난 2011년 차 원장이 지역 교수들과 함께 만든 학술단체이다.

스마트인재개발원은 지난 2016년에 설립되었으니, 올해가 개원 6년차이다. 차준섭 원장은 "한국스마트미디어학회는 장병완 전 국회의원이 초대회장을 맡은 이래, 10여 년간 왕성한 학술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며 "학회를 후원했던 기업들에게 보답할 수 있는 방법 등을 고민하던 차에, 인재 양성 기관을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차준섭 원장이 스마트인재개발원 설립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설재혁 기자).  
차준섭 원장이 스마트인재개발원 설립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설재혁 기자).  

차준섭 스마트인재개발원장, 스마트인재개발원의 인재상은

그러면서 그가 자신 있게 꺼내든 화두는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IoT'였다. 그는 당초 4차 산업 분야의 핵심인재를 광주에서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광주 출신의 학생들이 지역 기반의 AI·IT 기업에 취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스마트인재개발원의 사명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지역인재 중점 육성이라는 말은 어찌 보면 쉽게 할 수 있는 말이다. 누구나 쉽게 이야기하기도 한다. 그래서 스마트인재개발원의 지역인재 중점 육성은 다른 곳과 어떻게 다른지 물었다. 그의 답은 한마디였다. '지역정주형 중심'이라는 것.

쉽게 말하자면 지역 출신, 타 지역 출신 가리지 않고 교육시키고 있는 가운데 지역에 실제 오랫동안 체류하면서 지역 발전에 공헌할 수 있는 인재를 중점적으로 육성시킨다는 설명이다. 지역 출신이지만 취업은 수도권이나 타 지역으로 하는 교육생보다 지역과 '함께 가는 인재'가 우선이라고 한다. 이 대목에서 그는 더욱 힘주어 말했다.

스마트인재개발원의 한 교육생이 지역전략산업기반 빅데이터 서비스 개발자 과정을 듣고 있다. 취재진의 방문에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교육에 열중하는 모습이다. (사진=유형동 기자).
스마트인재개발원의 한 교육생이 지역전략산업기반 빅데이터 서비스 개발자 과정을 듣고 있다. 취재진의 방문에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교육에 열중하는 모습이다. (사진=유형동 기자).

◆ 'AI+X' 공유·공감형 창의인재 양성 주력…매년 높은 취업률의 비결은?

그가 이끄는 스마트인재개발원의 비전과 핵심 인재상에 대해 물었다. 차준섭 원장은 "앞서 말한 것처럼 함께 가는 인재, 공유·공감형 융합인재를 배출하고 싶다"며 "모든 산업에 투입돼 쉽게 융합되는 실무 중심 현장형 인재를 키우는 것이 최종 목표다"고 밝혔다.

그는 전문적인 지식을 가졌거나, IT 분야를 전공했다는 점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했다. 차 원장은 새로운 사람과 새로운 장소에서 어떻게 조화롭게 융합되는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스마트인재개발원의 커리큘럼을 살펴보면 차 원장의 철학을 엿볼 수 있다.

차준섭 스마트인재개발원장, 높은 취업률 비결은?

대개는 928~960시간, 기본부터 핵심, 실무역량 강화로 이어지는 빅데이터·인공지능 과정 커리큘럼을 살펴보면 팀 단위 프로젝트가 눈길을 끈다. 매 과정마다 융합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이력서·자기소개서 작성 교육과 최종성과물 발표회, 취업연계 프로세스까지 짜임새 있는 커리큘럼을 자랑한다.

'교육 기간이 짧지 않나'라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차준섭 원장은 "강도 있는 교육을 진행하고, 학생들도 몰입해서 교육을 받기 때문에 현장에 가장 적합한 교육 과정이다"고 말했다. 900시간 내외로 진행되는 교육이 효과적이라는 점은 전문가들로부터 검증된 결과라는 것. 그는 취업률이 이를 방증한다고 자신했다.

차 원장은 "일상 속에 AI가 잘 스며들어 있다"면서 시민 대상 AI 교육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사진=설재혁 기자).
차준섭 원장이 스마트인재개발원의 그간 성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사진=설재혁 기자).

스마트인재개발원은 최근 취업률 100%를 달성한 교육과정을 배출하는 성과를 냈다. 평균 취업률이 82%에 달한다고 한다. 취업률이 높은 비결에 대해 묻자 차 원장은 인재원의 연구원들과 교육생들의 열정 때문이라며 성과를 직원들의 공으로 돌렸다. 

차 원장은 "내부 연구원들이 강사가 되기도 하고, 담임교사도 병행하기 때문에 참 고생이 많다"며 "직원 모두가 일관성 있게 교육생들의 자존감을 높여주고, 용기와 희망을 불어넣었기 때문에 이룰 수 있었던 성과"라고 덧붙였다.

그에게 가장 보람 있는 순간은 언제일까. 그는 "중앙정부 기관 관계자들이 스마트인재개발원의 교육생들을 보고는 매우 놀라고 돌아간다"며 "열정과 의지가 다르다는 것인데, 이는 퇴직한 지 6년이 지난 저에게 큰 에너지를 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취업에 성공한 교육생들이 다시 스마트인재개발원을 찾아올 때 가슴이 뜨거워진다고 했다. 대학에서 40여 년간 학생들을 가르친 차 원장은 대단히 여유 있고, 차분했다. 인터뷰 내내 목소리를 높이는 일이 많지 않았다. 교육생들을 이야기를 할 때 표정이 유독 밝아졌다.

◆ "AI 중심도시 광주 실현하려면 시민 대상 AI 교육 필요"

그가 바라보는 광주광역시의 'AI 중심도시 광주' 조성 사업은 어떨지 궁금했다. 차준섭 원장은 "광주시가 AI 기업들을 대거 유치하고 있는데, 매우 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정작 광주시민들이 직접 AI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그는 "전문가들과 연구자 교육을 확대함과 동시에 모든 시민들이 들을 수 있는 AI 교육을 개설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교육청과 시가 나서 교육기관을 적극 지원하면 가능하다는 것이다.

차준섭 원장은 AI타임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광주 AI 사업은 굉장히 잘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사진=설재혁 기자).
차준섭 원장은 AI타임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광주 AI 사업은 굉장히 잘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사진=설재혁 기자).
스마트인재개발원의 교육 과정에 대해 소개하고 있는 관계자들 모습. 왼쪽부터 차준섭 원장, 위홍주 본부장, 반수경 부원장. (사진=설재혁 기자). 
스마트인재개발원의 교육 과정에 대해 소개하고 있는 관계자들 모습. 왼쪽부터 차준섭 원장, 위홍주 본부장, 반수경 부원장. (사진=설재혁 기자). 

최근 인력난을 호소하는 광주 AI 기업들의 이야기도 꺼냈다. 차 원장은 이에 대해 "여러 기관들이 인력 양성에 나서고 있지만 정작 AI 기업들은 인력난이 심하다고 호소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며 "양성 기관들이 지역 산업에 맞는 눈높이를 적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역 산업체와 눈높이를 맞추는 교육을 실시해야 '미스 매칭'을 막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러면서 차 원장은 "지역에는 광주에 정주하면서 열심히 일할 수 있는 인재들이 많다"며 "기업과 양성 기관 간의 소통이 활발해진다면 좋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 대기업 재직자 대상 AI 교육 인기…"4차 산업혁명과 닮은 모습의 개발원"

스마트인재개발원의 향후 목표에 대해 물었다. 그는 "현재 오프라인으로 진행되는 교육현장의 에너지와 지식들을 더 많은 시민들에게 고스란히 전해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실제 스마트인재개발원은 온라인 교육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그간 개발원의 교육 방식과 노하우를 온라인으로 옮기는 작업을 하는 모양이다.

차준섭 원장은 "우리는 대기업 재직자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하고 있기 때문에 맞춤형 교육에 대한 강점이 있다"며 "이제는 새로운 비즈니스도 더욱 확장해보려 한다"고 덧붙였다.

전국적으로 AI 관련 기본 소양과 지식을 단기간에 가르치는 기관은 더러 있다. 그러나 수준별, 직급별, 배경지식의 단계 등을 구분해 맞춤형 교육을 실시하는 노하우를 가진 곳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스마트인재개발원이 대기업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는 이유다. 인터뷰 말미 그는 '4차 산업혁명'을 말했다.

스마트인재개발원가 실시하고 있는 빅데이터 서비스개발자과정. (사진=설재혁 기자).
스마트인재개발원가 실시하고 있는 빅데이터 서비스개발자과정. (사진=설재혁 기자).
빅데이터 서비스개발자과정을 듣고 있는 교육생들의 모습.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교육생 '하
빅데이터 서비스개발자과정을 듣고 있는 교육생들의 모습.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교육생들의 격일 등교를 실시하고 있다. 빈자리는 원격 수업을 듣고 있다고 한다. (사진=유형동 기자).
차준섭 원장은 스마트인재개발원이 어딘가 '4차 산업혁명'과 닮아있다고 평가했다. (사진=설재혁 기자). 

"4차 산업 뒤에는 혁명이 붙는다. 제가 생각하는 혁명은 열정과 의지만 있으면 나이와 성별, 학력, 경험이 파괴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본다. 이와 같이 스마트인재개발원에서도 열정, 의지만 있으면 취업 고민을 해결할 수 있다."

차준섭 스마트인재개발원장 대표 약력

▲ 호남대학교 인터넷콘텐츠학과 교수

▲ 호남대학교 정보기술원장, 대학원장, 평생교육원장 역임

▲ 2015~2016 한국스마트미디어학회 회장

▲ 2016~ 현재 스마트인재개발원장

AI타임스 유형동 기자 yhd@aitimes.com

취재노트
IT 교육이 전 국민적인 관심사로 떠오른 지 오래입니다. 스마트인재개발원의 차준섭 원장과의 인터뷰에서 '광주 AI 인재'들의 미래를 볼 수 있었습니다. 기술적으로 잘 하는 인재가 아닌, 지역에 이바지할 수 있는 참 된 인재를 기르는 기관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도 알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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