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D 2021에 4개 논문 오럴 세션 발표...국내 최다 기록
여러 종목 관계 분석해 주가 움직임 예측...전세계 모델 정확도 능가
증권사 부가서비스에 AI 주가 예측 적용 예정

강유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사진=서울대KDD
강유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사진=서울대·KDD, 편집=박성은 기자)

인공지능(AI) 주가 예측은 AI 개발자는 물론 대중들도 크게 주목하는 주제다. 주식 투자 열풍이 사그라들지 않는 상황에서 AI 주가 예측이 가능해진다면 주식 시장 판도는 완전히 바뀔 것이기 때문이다.

연구자들이 AI 기반 주가 예측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조금 다르다. 이들 사이에서는 AI 기반 주가 예측이 실현 가능한지에 대해서부터 의견이 분분하다. 예상치 못한 수많은 변수가 관여하는 분야이기에 주가 예측은 AI에게도 불가능한 영역이라 단언하기도 한다.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강유 교수 연구팀은 국내 최초로 주가 예측 AI 연구를 국제학술대회에 소개했다. 강 교수팀은 오는 8월 열리는 데이터 마이닝 분야 최고 국제학술대회 KDD 2021에 4개 논문이 채택되는 성과를 거뒀다.

KDD 2021에 채택된 논문 234편 중 한 연구실에서만 2%가 나온 것. 채택 논문 4편은 모두 상위 1% 성과를 의미하는 오럴 세션에서 발표하게 됐다. 이 중 1편이 AI 기반 주가 예측 관련 연구다.

이번 연구 성과는 특별한 AI 기술이 아닌 메인 아이디어에서 나왔다는 것이 강유 교수 설명이다. 연구팀은 정확한 가격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가격의 상승 혹은 하락 여부만 예측하는 것을 목표로 정했다. 특히 한 회사 주가를 예측하는데 다른 여러 종목 데이터를 함께 활용한 것이 핵심이다.

실험 결과, 강유 교수팀이 개발한 주가 예측 AI는 미국·중국·일본·영국 4개국 기존 모델 성능을 모두 뛰어넘었다. 연구팀이 주식 투자에 직접 사용해보니 AI를 사용하지 않았을 때보다 1년에 최대 13.8% 이상 수익을 낼 수 있었다. 특정 국가에 한정되지 않고 글로벌 시장에 모두 적용 가능한 모델이 등장한 것도 처음이다.

세간의 관심이 높은 기술인 만큼 연구실 밖으로 나갈 준비도 빠르게 진행 중이다. 강유 교수가 설립한 3년차 스타트업 딥트레이드에서는 증권사와 함께 AI 주식 종목 추천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AI계 난제 주가 예측, 왜 어려울까?

주가 예측은 AI 적용 과제 중 특히 어려운 것으로 손꼽힌다. 한 기업의 주가에는 해당 회사 행보뿐만 아니라 다른 종목 기업이나 해외 시장 움직임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렇듯 다양한 변수들은 항시 변화하며 상관관계를 가질 수도 있다.

인간에게는 불가능한 일에 가까운 주가 예측이란 과제를 AI가 소화할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도 각기 다른 견해를 보인다.

주가 예측 AI 개발 어려움에 대해 강유 교수는 “주식 가격 결정에는 우선 수많은 참여자가 개입한다. 몇만명 참여자들 사이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모델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국가 간 주식 시장 영향과 같은 외부 변수도 있다. 나스닥과 코스닥이 관련되는 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미지 분류와 같은 과제는 사용 데이터가 클린하다. 고양이 그림을 고양이라고 분명히 레이블링할 수 있다. 반면 주가 예측 데이터와 같은 것은 노이즈가 많다고 표현한다. 온갖 이유로 가격이 변한다”고 설명했다.

데이터 변동 가능성이 극도로 높은 만큼 학습데이터를 과하게 학습하는 과적합(overfitting)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기존 학습데이터에 대해서는 오차가 감소하지만 실제데이터, 변화가 일어난 새로운 데이터에 대해서는 오차가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

강유 교수는 “다수 AI 연구자들이 AI 주가 예측은 불가능한 과제라고 단언하는 이유다. 주가 예측 AI 연구가 국제학술대회에 등장한 것도 최근”고 말했다.
 

◆정확한 가격 아닌 상승·하락 여부만 판단...타 종목 데이터까지 소화

강유 교수팀의 주가 예측 AI가 주목받는 이유는 특별한 AI 기술이 아닌 메인 아이디어에 있다. 정확한 주가를 맞추는 것이 아닌 주가 상승 혹은 하락 여부만 예측하는 것을 목표로 정한 점을 먼저 꼽을 수 있다. 특정 기업 주가 예측을 위해 다른 여러 종목 기업 데이터를 함께 활용한 것도 중요한 아이디어였다는 설명이다.

강 교수는 “당장 내일 테슬라 주식 가격을 예측하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주가가 오르는지 혹은 내리는지 여부 정도는 맞출 수 있다. 정확한 가격이 아닌 이러한 움직임만 맞추는 것을 문제로 정의했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 주가 예측에 삼성전자 데이터 이외 다른 여러 종목 데이터, 하이닉스 데이터와 같은 것을 함께 활용했다. 어떤 종목 데이터가 삼성전자 주가 파악에 도움이 되는지 동적으로 맞추도록 한 것도 성과”라고 전했다.

어떤 종목 데이터를 더 활용해야 하는지 판단하는 일에는 데이터축(Data-axis) 트랜스포머를 사용했다. 주가 예측 견고성(robustness) 확보를 위해서는 글로벌 시장 지수와 개별 종목 패턴을 결합하는 멀티레벨 컨텍스트 벡터(multi-level context vector) 생성 방법을 적용했다.

강유 교수는 “주가 예측 AI 연구에서 어떤 종목 정보를 활용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원래 어텐션을 많이 쓴다. 어텐션 활용 방법 중 하나가 트랜스포머다. 트랜스포머를 적용한 것도 도움이 됐지만 메인 아이디어가 핵심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기존 모든 모델 정확도 능가...1년간 13.8% 수익 올렸다

강유 교수팀이 개발한 주가 예측 AI는 미국, 중국, 일본, 영국 4개국 내 기존 기술의 성능을 모두 능가했다. 기존 미국 모델이 53.8% 정확도를 보였다면, 강 교수팀 모델은 57.4%를 기록했다.

강 교수는 “일반적으로 주가 예측 모델 성과를 평가하기 위해 가격 상승 혹은 하락에 대해 얼마나 잘 맞추는지 정확도를 계산한다. 보통 50% 정도면 본전을 찾았다고 하며 55% 정도만 돼도 굉장히 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발한 모델을 활용해 실제 주식 투자를 해보는 것도 평가 방법 중 하나다. 강 교수 연구팀이 AI를 사용해 주식 투자를 진행해본 결과 1년간 13.8% 수익이 올랐다. 기존 영국 모델은 4.7%, 일본은 13%, 중국은 10.3% 성과를 보인 바 있다.

특정 국가에 한정되지 않고 글로벌 주식 시장 어디에든 적용 가능한 것도 큰 성과다. 강유 교수는 “기존에는 모든 국가에 적용 가능한 주가 예측 AI 모델이 없었다. 한 국가 데이터에만 맞춰 결과를 만드는 식이었다. 과적합 문제가 있기 때문에 쉽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상용화 준비 이미 시작...증권사와 AI 주식 종목 추천 서비스 개발 중

국제학술대회에서 이제 주목받기 시작한 분야이지만 이미 상용화 준비도 이뤄지고 있다. 강유 교수는 3년 전 주가 예측 AI 스타트업 딥트레이드를 창업했다. 이번 강 교수팀 연구 성과도 딥트레이드 기술 개발에 고스란히 반영된다. 딥트레이드는 현재 국내 금융사와 AI 주식 종목 추천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강유 교수는 “우리나라에서도 금융 AI를 하려는 회사들이 많다. 신한은행은 최근 네오 AI 펀드를 만들었고 다른 여러 증권사에서도 AI 적용 사업을 논의 중이다. 탑컨퍼런스에 주가 예측 AI 논문이 나온 것이 더욱 의미있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이어 “딥트레이드에서는 현재 AI 기반 주가 예측 서비스 X 퍼센트를 개발 완료하고 베타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한 증권사와는 AI 주식 종목 추천 서비스를 함께 개발하고 있다. 증권사의 특정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에게 부가서비스로 AI 수익 예측 정보를 제공하는 식”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주가 예측 이외 온라인 커머스와 같은 다른 영역에도 적용 가능하다. 시계열 데이터 AI를 적용한다는 공통점을 지니기 때문이다.

강 교수는 “이미지 인식 태스크에서는 정확한 레이블이 주어지지만 일상 속 많은 데이터는 그렇지 않다. 이러한 데이터에 대해 레이블 없이 패턴을 분석하고 유용한 활용법을 찾는 것이 데이터 마이닝이자 내 연구 주제”라고 말했다.

그는 “AI라고 해서 꼭 사람처럼 말하고, 듣고, 볼 필요가 없다. 시계열 데이터를 보고 주가 움직임을 예측하는 것은 사람 눈, 귀, 입과는 관련이 없는 것이다.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AI타임스 박성은 기자 sage@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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