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최초 실탄 사격 훈련에 AI 엔진 활용
마이크로소프트, 미 육군에 AR 헤드셋 12만 대 제공
프랑스, AI 로봇 개 '스팟(spot)' 군사훈련에 투입
국내 ‘국방 인공지능 TF' 조직, 지능형 정보시스템 구축

인공지능(AI)이 실제 지상 전투에 투입될 날이 머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영국 육군이 에스토니아에서 실시한 실탄 사격 훈련에서 처음으로 인공지능을 도입했다고 야후스포츠(Yahoo Sports)가 5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원문 링크)

영국 국방부에 따르면, 제20 기갑 보병여단(20th Armoured Infantry Brigade)의 장병들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다국적 연합훈련 '엑서사이즈 스프링 스톰(Exercise Spring Storm)' 과정 중 카브리트 작전(Operation Cabrit)에 AI 엔진을 활용했다. 카브리트 작전은 영국군 대원들이 프랑스ㆍ덴마크ㆍ에스토니아군과 함께 유럽-대서양 안보 강화를 위해 진행하는 훈련이다. 

군사 훈련에 최초로 AI를 도입한 영국 육군(사진=영국 국방부 홈페이지)
군사 훈련에 최초로 AI를 도입한 영국 육군(사진=영국 국방부 홈페이지)

실탄 사격 훈련에 쓰인 AI 엔진은 대량의 복잡한 데이터를 빠르게 분류해 환경과 지형에 대한 효율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더 나은 전략을 세울 수 있다는 것. 영국 국방정보국장 존 콜(John Cole)은  “이번과 같은 군사 배치는 사상 처음”이라며 “국방부와 업계 파트너 간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특별히 육군 훈련 방식에 맞춰 AI를 설계했다”고 말했다. 또, “병력에 대한 지원뿐 아니라 첨단 기술 활용을 위해 국방부가 채택해야 하는 디지털 혁신 의제와 모범 사례를 폭넓게 알린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제20 기갑 보병여단의 일원이자 AI 엔진 사용자인 제임스 맥이보이(James MCevoy) 소령은 인공지능 기술을 통한 분석 수준과 계획 실행 속도 향상에 기대감을 표했다. 그는 "앞으로 영국군이 적의 행동을 예측하고 정찰을 수행하며, 전장에서 실시간으로 중계하기 위해 AI를 사용하는 경우가 늘어날 것”이라고 예견했다. 

영국 통합 리뷰(Integrated Review) (사진=British Foreign Policy Group 홈페이지)
영국 통합 리뷰(Integrated Review) (사진=British Foreign Policy Group 홈페이지)

지난 3월 영국은 향후 10년간의 국방ㆍ안보 ㆍ외교 전략을 종합 검토한 통합 리뷰(Integrated Review)를 발표했다. 해당 리뷰는 미래 전쟁 양상이 AI와 알고리즘을 토대로 이루어질 것이며, 관련 기술을 먼저 습득한 나라가 군사적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즉, 미래 안보 위협 대응을 위해 과학기술 기반의 국방 현대화에 주안점을 두겠다는 뜻이다.

또한, 향후 4년 동안 국방 연구ㆍ인공지능 기술ㆍ사이버/우주 시스템에 66억 파운드(한화 약 10조 3600억 원)의 국방 자금을 투자해 안보용 AI를 구축하겠다고 명시했다. 국가 안보 AI 혁신 전략을 통해 글로벌 강국으로 성장하고자 하는 영국의 의지가 돋보인다. 

(사진=마이크로소프트 블로그)
IVAS 헤드셋을 사용 중인 미군(사진=마이크로소프트 블로그)

미국은 이미 군사기관 곳곳에서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 중이다. 지난 3월 미 육군은 마이크로소프트사(MS)가 개발한 증강현실(AR) 헤드셋 통합시각증강장비(IVAS) 12만 대를 도입하기로 했다. 계약 금액이 218억 8천만 달러(한화 약 24조 4500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계약이다.

IVAS 헤드셋은 실제 환경 위에 홀로그램을 겹쳐보는 형식으로 시각 장치와 고해상도 주야간 열 영상 센서, 통신 기능 등을 탑재하고 있다. 열화상을 통해 어둠 속에 숨어있는 적을 인식하며, 위치와 방향ㆍ무기ㆍ전투목표를 파악한다. MS의 기술 연구원 알렉스 키프만(Alex Kipman)은 "IVAS 플랫폼은 군인들을 더 안전하게 보호하고 효율성을 높인다"면서 "향상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다양한 시나리오에서 정보 공유와 의사 결정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프랑스 군사훈련에 투입된 '스팟'(사진=생시르
프랑스 군사훈련에 투입된 '스팟'(사진=생시르 육군사관학교)

한편, 프랑스는 현대차가 인수한 보스턴 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의 AI 로봇 개 '스팟(spot)'을 군사훈련에 투입했다. 프랑스 생시르 육군사관학교에서 이틀간 진행한 군 훈련 기간 스팟을 도시 전투와 교차로 점령 등 여러 훈련에 배치해 테스트한 것. 

스팟은 작전 속도를 비교적 늦추기는 했지만 군대를 안전하게 지키는 임무를 충분히 수행한 것으로 평가됐다. 훈련에 참여한 한 군인은 "나는 로봇을 사용하지 않은 모의 도시전투에서 죽었지만, 로봇이 먼저 정찰했을 때에는 생존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스팟의 짧은 배터리 수명을 한계로 지적했다.

최근 국내에서는 국방부가 기획조정실 산하 정보화기획관실을 주축으로 ‘국방 인공지능 태스크포스(TF)’를 조직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육·해·공군을 통해 파견 인력 선발에 착수했다. 정보체계융합과가 실무 책임을 맡고 ▶각 군 정보화참모부 ▶육군 교육사령부 ▶한국국방연구원(KIDA) ▶국방과학연구소(ADD) 등의 관계자들이 참여한다.

인공지능 기술 개발의 원천인 빅데이터 확보가 시급하다는 점을 고려해 TF팀은 우선 체계적인 지능형 정보시스템을 구축할 방침이다. 군이 수집하는 감시ㆍ운용 무기ㆍ인력 현황 등을 데이터베이스(DB)로 전환해 AI 기술에 활용하겠다는 것이 군 당국의 설명이다. 

AI타임스 박유빈 기자 parkyoobin1217@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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