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소재 캐논정보기술‥ 사내 직원들 대상 설치
카메라 통해 얼굴에 미소 보이는 직원만 회의실 통과
중국 기업 외 MS·아마존 등도 직원 관리 시스템 가동
학자 “18세기 산업혁명 때처럼 기계가 사람 압박” 비난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캐논 자회사 ‘캐논정보기술’이 직원들을 대상으로 미소를 지어야만 통과할 수 있는 AI 카메라를 설치한다고 해 논란이 예상된다.

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 타임스와 더 버지에 따르면 업체는 컴퓨터 비전 기반으로 직원들의 얼굴부터 표정까지 감지해 ‘긍정적 영향’을 주는 직원만 각 사무실을 들어가도록 조치한다. 긍정적 영항을 알아보는 방법은 스마일. 업체는 카메라를 통해 웃음을 잃지 않는 근로자들만 회의실에 입장하거나 사전에 미팅 시간을 예약하도록 만들겠다고 전했다. 이 같은 새로운 시스템을 가리켜 “모든 직원들의 100% 행복을 확실히 보장하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더 버지는 이를 크게 비난하며 “중국 기업들이 AI 도움을 받아 불안할 정도로 직원들을 감시하고 있다는 게 다시 한 번 드러났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많은 회사들이 사내 직원들의 생산성을 측정한다는 명분 아래 그들의 컴퓨터를 감시하고, CCTV로 점심시간을 재고 있다고 보도했다. 심한 경우에는 모바일앱을 사용해 퇴근 후에도 움직임을 추적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처럼 AI 기술을 도입해 직원들을 감시하는 행태는 중국에서만이 아니다. 지난해 11월 마이크로소프트(MS)는 자사 플랫폼 365를 통해 관리자가 직원들의 업무일지를 감시할 수 있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MS365는 각 직원들이 최근 28일간 이메일이나 채팅 메시지를 보낸 일수부터 사내 통합 드라이브에서 공유하는 자료 열람 여부, MS팀즈 사용 빈도 수 등을 쉽게 알도록 업데이트 됐다. 직원들 이름은 수동으로 삭제하거나 가려야 한다. 이런 기능 덕분에 관리자는 한 번에 정리된 목록을 보면서 직원들이 재택근무 동안 성실히 업무에 임했는지 확인할 수 있지만 당사자는 사생활 침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마존도 마찬가지다. 아마존은 사고를 방지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지난 2월 배송차량 운전석에 머신러닝 기반 카메라 시스템 드라이버리(Driveri)를 설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시스템은 배달기사들이 운전이 미숙하다고 판단되거나 과속을 할 경우 즉각 구두경고를 보낸다. 각 트럭마다 전방방향과 운전석에 1대씩, 양 사이드에 1대씩 총 4대를 설치하겠다는 소식은 기술이 인권을 침해한다며 많은 우려를 낳았다.

닉 스르니체크 킹스칼리지런던 교수는 파이낸셜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는 마치 18세기 산업혁명 당시와 똑같이 기계를 앞세워 노동자들이 일 속도를 높이도록 압박하는 꼴”이라고 비난했다. 스르니체크 교수는 이어 “인간은 AI나 알고리즘에 의해 대체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기업 경영진은 ‘매니지먼트(관리)’라는 명분을 내세워 무분별하게 AI를 도입하기 보다 그들의 인권을 생각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AI타임스 박혜섭 기자 phs@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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