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5G·광센서 기반 안전관리 사업 발굴
지난 3월부터 국토부 등 방문 사업 추진
예산 미반영으로 사고 방지 불발은 아쉬움
기존 건축물 시설안전 시스템 점검·정비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현장 모습. (사진=서울시 시사편찬위원회 제공).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현장 모습. (사진=서울시 시사편찬위원회 제공).

#1 1995년 발생한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는 붕괴 직전 각종 징후가 나타났다. 잘못된 설계나 시공에 의해 기둥 주변에 구멍이 뚫리는 펀칭현상과 더불어 천정에 금이 갔고 균열도 번졌다. 이후 제대로 조치가 취해지지 않아 결국 참사로 번지게 됐다. 대표적인 안전불감증이 불러온 인재(人災)다. 당시 아주 미세한 위험요소도 추적·관리가 가능해 체계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됐다면 어땠을까.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2 광주 동구 학동4구역 주택재개발지구 건물 붕괴 참사가 발생할 당시 해체감리자가 현장에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해체계획도 부실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철거 현장과 인도가 맞닿아 있지만 최소한의 안전펜스도 없었고, 인근 통제와 안전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만약 5G 통신망 등을 활용한 경보시스템이 있었다면, 혹은 건축물의 압력·진동 등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었다면 인명피해를 예방할 수 있지 않았을까.


9일 오후 4시 22분쯤 광주 동구 학동 학4구역 재개발 현장에서 발생한 건물 붕괴 사건 관련 철거 전 모습과 무너지며 시내버스를 덮치는 순간 모습.(사진=뉴스1 제공).
9일 오후 4시 22분쯤 광주 동구 학동 학4구역 재개발 현장에서 발생한 건물 붕괴 사건 관련 철거 전 모습과 무너지며 시내버스를 덮치는 순간 모습.(사진=뉴스1 제공).

광주 동구 건축물 붕괴 참사와 관련, 광주광역시가 지역 내 철거 현장 특별점검과 더불어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안전관리 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광주시는 인공지능, 5G, 빅데이터 등을 활용한 다각도의 정책과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각오다.

학동 붕괴사고 이전부터 광주시는 다중이용건축물을 대상으로 AI 디지털 안전관리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을 지니고 있었다. AI·3D 스캐닝 기술을 융합한 실시간 안전점검·관리 플랫폼을 실증하고, 5G 엣지 컴퓨팅 기반으로 위험요소를 비교·판별하는 감시시스템 등을 마련하겠다는 것. 시는 첨단기술을 활용해 안전사고로 인한 시민들의 안전 위협을 지키겠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국비예산 확보가 되지 않아 사업이 미뤄지고 있던 차에 사고가 발생했던 것이다. 시는 지난 3월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kAIA)을 방문해 국비사업 추진을 위한 협조를 요청했고, 지난 4월에는 국토교통부를 방문해 사업의 타당성과 필요성을 설명하고 국고 예산을 확보할 수 있도록 국비사업 반영을 건의했다.

10일 오전 12시30분쯤 광주 동구 학동 재개발지역 건물 붕괴 사고 현장에서 붕괴된 건물에 매몰됐던 45인승 시내버스가 대형 트레일러에 인양되고 있다. (사진=뉴스1 제공).
10일 오전 12시30분쯤 광주 동구 학동 재개발지역 건물 붕괴 사고 현장에서 붕괴된 건물에 매몰됐던 45인승 시내버스가 대형 트레일러에 인양되고 있다. (사진=뉴스1 제공).
AI 디지털 안전관리 개념도. (사진=광주시 제공).
AI 디지털 안전관리 개념도. (사진=광주시 제공).

이번 사고를 계기로 시는 인공지능 기반 광센서를 통해 재난 예측을 가능케 하는 대책도 내놓았다. 시는 한국광기술원과 함께 한국판 뉴딜, 국민안전 SOC 디지털화 사업 핵심 센싱기술 중 하나인 광센싱 KS 표준규격 및 상용화 지원체계를 선제적으로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지역 광산업 관련업체의 경쟁력 확보는 물론 SOC 디지털 신시장으로의 진출도 지원할 수 있게 된다. 시는 지난 5월 국회를 방문해 국비 지원을 요청한 상황이다.

사업의 핵심인 재난예측 광섬유센서는 별도의 센서를 부착하지 않고 수십 km의 광섬유 자체를 센서 매개체로 활용해 다양한 물리량을 감지하는 시스템이다. 측정 물리량은 온도, 변형량(변위), 압력, 진동, 빛, 가스, 전압‧전류, 방사선 등이다.

시는 현재 추진 중인 사업도 점검·정비할 예정이다. 지난해 진행된 5G기반 디지털트윈 활용 건축물 시설안전 및 재난대응 관리체계 구축사업의 실증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사업에는 광주시와 대구시, 육군사관학교, 민간기업 6개사가 참여했다. 시설물을 대상으로 실시간 상태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데이터화해 노후 건물의 사고 발생 시 통합 관제시스템에서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든다는 게 특징이다.

재난 예측 광섬유센서 설명도. (사진=광주시 제공).
재난 예측 광섬유센서 설명도. (사진=광주시 제공).
인천시 연수구 송도 1·3공구 지하공동구 안전 점검 모습.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사진=뉴스 1제공).
인천시 연수구 송도 1·3공구 지하공동구 안전 점검 모습.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사진=뉴스 1제공).

특히 상황발생 시 건물 내 이동인구 위치 정보, 방재설비 현황, 최적의 대피경로 등을 관리자나 소방, 경찰 인력 등에게 모바일이나 앱을 통해 제공하는 미래형 안전관리 및 재난대응 관리체계를 실증한다. 지역 전략산업인 광센서를 이용한 안전관리 시스템도 이미 실증단계에 있다. 시는 전력선과 통신선 이상진단과 발열감지 시스템 구축했고, AI와 디지털트윈 기반으로 지하공간의 다양한 재난정보를 플랫폼에 통합 관리하는 시스템도 구축하고 있다.

지하공동구 내 실시간 이상감지와 신속대응을 위해 화재, 작업자 출입, 안전장구 유무, 쓰러짐, 도움요청 등을 자동으로 식별하는 지능형 CCTV와 융복합센서를 설치했다. 광주시는 민선7기 들어 재난안전산업 육성을 통한 4차산업 기술 중심 재난·안전관리 체계를 혁신하고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은 지난 15일 확대 간부회의에서 "저부터 낡은 행정과 잘못된 관행을 과감히 버리고 시민 안전을 시정 제1 가치로 삼아 안전의 기본부터 바로 세워 나가겠다"며 "시민의 생명을 지키는 것보다 더 소중한 가치는 없다. 다시는 이런 불행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각종 사건 사고 재난으로부터 시민안전을 지키는 일에 최선을 다해 달라"고 밝혔다.

AI타임스 유형동 기자 yhd@aitimes.com

취재노트
광주시가 지역 내 재개발 현장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시는 참사 전부터 구조물 관리를 위해 AI 기술을 개발·도입 중이었다. 그러나 이같은 기술들에 대한 국비 지원이 늦어졌고, 보급도 원활하지 않았다. 사고 방지가 되지 않은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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