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 자율주행의 상용화 지연은 안전과 사고에 대한 우려와 연관성 높아
자율주행 센서, 카메라, 레이더, 라이다... 업체별로 다른 양상 보여
센서 채택, 안전 외 비싼 가격,부피와 무게 모두 고려해야 하는 현실
안전이 최우선 가치...사람의 운전보다 안전하다는 인식을 만들어야

[편집자주] 자율주행차가 시범운행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각 국에서 자율주행차는 이미 도로를 달리고 있는 것이다. 그 사이에 사고도 여러 차례 발생해 사람들이 죽거나 다쳤다. 누가 책임질 것인지 논란이 분분하다. 이런 사고가 나지 않게 하려면 또 어떻게 해야 할 지에 대해서도 많이 논의들이 진행되고 있다. 이제는 우리가 가야 할 길로 명확해진 자율주행과 자율주행차에 대해서 잠시 점검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몇 년 전만 해도 자율주행 기술은 2021년이면 레벨 3 정도는 완성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모빌아이를 비롯해 BMW 등 완성차 업체들은 앞다투어 2022년, 2021년을 목표로 삼았지만 아직 우리가 마주하는 차량들은 주행 보조 수준이 고도화되고, 안정적인 상황에서 잠깐 동안 운전을 대신 맡을 수 있는 레벨 2.5가 한계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최근 나오는 차량들은 거의 대부분 이 관련 기술들을 상당히 많이 갖추고 있다. 차선 유지나 긴급 제동은 기본 옵션으로 제공되는 차량도 많고, 심지어 경차에도 적용되고 있다. 고급 차량들은 고속도로처럼 변수가 적은 환경에서 자율주행에 준하는 운전을 하기도 한다. 테슬라의 FSD도 사물을 점점 더 정확히 읽어서 화면으로 보여준다. 분명 기술은 점점 더 탄탄해지고 있다.

그렇다면 완전 자율주행의 상용화는 왜 미뤄지고 있을까.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안전과 사고에 대한 우려를 놓칠 수 없다. 크고 작은 사고들을 바탕으로 아직도 기술에 대한 신뢰가 자리를 잡지 못하는 듯 하다. 데이터나 기술적으로는 사람의 운전보다 더 안전하다는 것이 검증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운전석이 비어 있는 자동차에 대한 막연한 공포도 무시할 수 없다.

또한 자율주행 차량에 생긴 사고에 대해 법이나 보험 등 책임에 대한 문제도 계속해서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사고에 대해서 직접 책임지겠다는 완성차 브랜드도 나오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깔려야 하는 전제는 사고를 0에 가깝게 줄이는 데에 있다. 기술의 발전 속도도 중요하지만 안전에 대해서는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는 있다.

우버 자율자동차 내부(사진=최호섭 기자)
우버 자율자동차 내부(사진=최호섭 기자)

다양한 센서와 기술 과시 사이

자율주행 기술이 발전하면서 우려되는 부분 중 하나는 기술에 대한 과시였다. 특히 카메라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의 메시지가 적지 않았다.

현재 자율주행, 혹은 주행 보고 장치에 대해서 현실적으로 도로에서 활발히 움직이는 기업들을 꼽자면 테슬라와 모빌아이를 들 수 있다. 이 기업들은 애초부터 카메라와 컴퓨터 비전에 기반한 자율 주행 기술을 다져 왔다. 카메라는 운전자의 눈으로 입력되는 시각 정보를 분석한다. 사람이 사물을 어떻게 판단하고, 그에 따라 어떻게 운전하는지를 차량에 담아내는 것이다. 사람의 인지 능력을 바탕으로 상황을 판단하는 것이다.

테슬라는 11개의 카메라로 주변을 읽어낸다. 모빌아이 역시 카메라를 중심으로 많은 차량에 빌트인, 혹은 애프터마켓으로 들어가고 있다. 두 회사의 경영진은 지속적으로 카메라로 모든 센서를 대신할 수 있다고 말해 왔고 실제로도 기술의 방향성은 카메라에 있다.

현재 자동차에 쓰이는 자율주행 센서는 카메라, 레이더, 라이다 등 세 가지가 대표로 꼽힌다. 카메라는 실제 사물의 형상을 읽어내고, 차선이나 신호등, 표지판 같은 도로의 상황을 읽어내기 때문에 가장 범용적으로 쓸 수 있는 센서 기술이다. 여기에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다른 센서들을 덧붙이는 경우가 많다.

그 중 라이다는 카메라의 정보를 보완하는 최적의 센서로 꼽힌다. 빛을 쏘아서 사물에 부딪쳐 돌아오는 신호를 읽어 사물의 형체를 입체적으로 읽어내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레이더 센서는 초음파를 쏘아 앞에 충돌을 일으킬 수 있는 사물이 있는지 파악하는 데에 쓰인다.

세 가지 센서가 다 들어가면 가장 이상적이겠지만 실제로는 쉽지 않다. 이유는 가격 때문이다. 센서의 값은 비싸고, 또 그만큼 부피와 무게를 차지한다. 특히 라이다 센서의 경우 정확도를 높이기에 아주 효과적이지만 1천만원을 넘나들만큼 가격이 비쌀 뿐 아니라 그 특성상 차량 위에 커다란 장비가 달려야 한다. 이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라이다 센서를 고민한다.

중요한 것은 타협할 수 없는 안전

카메라에 기반한 기업들이 라이다를 부정하는 이유도 가격과 크기 같은 현실적인 부분에서 대중적인 적용이 어렵다는 점 때문이다. 기업들의 입장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모빌아이는 올 CES를 통해 카메라 기반 컴퓨터 비전 알고리즘에 라이다 센서 정보를 더해 정확도를 높이고 사고를 줄이는 기술을 언급했고, 테슬라 역시 최근 라이다 센서를 단 시험 차량이 포착되면서 라이다 기술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오래 전부터 라이다 센서를 비판하고, 카메라로 모든 것을 대체할 수 있다고 강조해 왔기에 테슬라의 라이다 센서 테스트는 관심을 살 만하다.

이유는 역시 안전이다. 테슬라 역시 차량과 FSD 기술의 대중화만 큼이나 이어지는 사고들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또한 그 사고들이 해당 차량 뿐 아니라 자율주행, 그리고 컴퓨터 비전 기술에 부정적인 인식을 심게 된다. 언젠가는 완전한 카메라 기반 기술이 자리를 잡는다고 해도 당장의 안전을 무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자율자동차 상단에 설치된 센서(사진=최호섭 기자)
자율자동차 상단에 설치된 센서(사진=최호섭 기자)

대신 최근에는 레이더 센서의 역할이 애매해진다는 시선도 있다. 라이다는 레이더 센서의 일부를 대신할 수 있는데, 라이다 센서의 정밀도가 높아져서 100미터, 많게는 200미터까지도 앞을 내다보고 사물을 시각화하면서 레이더 센서를 대체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테슬라는 라이다 센서 테스트 차량이 보이는 것과 비슷한 시기에 특정 차량에서 레이더 센서를 떼어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또한 센서의 데이터를 처리하고 주행의 기본 규칙을 정하는 기업들도 다양한 센서를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흐름으로 전환하고 있다. 물론 카메라는 가장 기본적인 센서이고, 점점 더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지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비용이 조금 더 들어가더라도, 기반 기술 외의 센서를 더해서 정확도를 높이고 사고를 줄이는 것이 더 큰 이익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복합 센서 정보는 기업들이 쉽게 내려놓고, 안전을 자신하기 어렵다.

또한 여러 센서를 통해 도로를 안전하게 달리면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게 되면 각각의 센서 기술도 더 안전하게 센서 해석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자율주행 기술은 충분한 안전이 확보되지만 그 기대만큼이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신뢰에서 불안으로 기대가 한 순간 넘어갔던 것처럼 지금 자율주행 기술에 필요한 것은 다시 사람의 운전보다 안전하다는 인식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언젠가는 ‘위험하게 시내 도로에서 사람이 운전을 하네?’라는 생각이 자리를 잡게 될 지 모를 일이다.

AI타임스 최호섭 객원기자 work.hs.choi@gmail.com 

[스페셜리포트]①안전, 자율주행을 바라보는 시선의 변화

[스페셜 리포트]③자율주행차, 어떤 사고가 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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