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을 활용하는 사용자의 연구책임ㆍ윤리의식 중요
AI 연구 인력 수요 폭증은 기회, 교육기관 책임감 막중
인문·사회 전공자도 입학, AI 융복합 인재 양성이 목표

편집자 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인공지능 기술력은 국가 경쟁력 핵심. 정부는 2019년 AI분야 산학관 협력을 바탕으로 한 글로벌 인공지능 석ㆍ박사급 인재 육성을 목표로 국책 인공지능대학원 사업을 시작했다. 컴퓨터 비전과 자연어 처리, 그리고 빅데이터 분석 등 산업계가 필요로 하는 '인공지능 아키텍처' 전성시대가 열리고 있다.

AI타임스 특별취재팀은 기획 연재를 통해 인공지능대학원 정보를 독자들과 공유함으로써 교육 소비자 주권 행사에 기여코자 한다. 동시에 국내 인공지능대학원간 교차 비교와 해외대학 정보를 제공, 한국 인공지능대학원의 발전에 도움이 되고자 노력했다.

◇특별취재팀=팀장 권영민, 정윤아ㆍ박유빈ㆍ박성은ㆍ윤영주ㆍ이하나 기자

(사진=연세대학교 인공지능대학원 홈페이지)
(사진=연세대학교 인공지능대학원 홈페이지)

연세대는 2020년 4월 국책 인공지능 대학원 사업에 선정됐다. 석ㆍ박사생 20명과 함께 시작한 연대 AI 대학원은 올해 2년 차에 접어들었다. 21학년도 가을학기 20명 안팎의 신입생을 새로 맞이할 예정이다.

소프트웨어 기반 AI 인재 양성이 목표인 연세대 인공지능 대학원은 컴퓨터과학과 교수로 겸직 중인 조성배 교수가 이끈다. 전임교수는 5명(▶김영석 교수 ▶박노성 교수 ▶양밍쉬안 교수 ▶이진호 교수 ▶여진영 교수 포함)이며 5명 충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30년간 인공지능 연구에 매진한 연세대 조 원장. 'AI의 겨울'에도 그는 인공지능 연구를 멈추지 않았다. AI 타임스는 인터뷰를 통해 조 원장이 바라본 한국 인공지능의 현재와 미래를 물었다.

"두 번의 'AI 겨울'이 있었지만 당분간 '겨울'은 찾아 오지 않을 것"이라고 조 원장은 단언했다. 조 원장은 인공지능을 양날의 칼로 비유했다. 칼은 요리를 위한 도구로 혜택을 주기도 하지만, 동시에 사람에게 위협을 가할 수 있다는 것.
"인공지능은 인간의 판단 능력 일부를 대신할 수 있는 기술인 만큼 연구자의 윤리 의식이 더욱 강조되는 분야"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핵심 인공지능(AI CORE)분야를 가르치는 게 인공지능대학원의 책무이지만, 이보다 먼저 연구자의 책임 의식과 윤리 의식을 함양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2014년 튜링 테스트를 통과한 인공지능은 2016년 이세돌 9단을 꺾고 바둑 일인자로 등극하며 붐을 일으켰다. 인공지능은 기술적 한계 임계점을 돌파한 것으로 학계와 업계는 평가하기도 한다.

연세대학교 인공지능 대학원 현황 표
연세대학교 인공지능 대학원 현황 표

2019년 KAISTㆍ고대ㆍ성대를 시작으로 올해 4월 서울대ㆍ중앙대가 마지막 국책 인공지능 대학원으로 선정됐다. 조 원장은 이에 대해 "만 3년이 되기도 전에 국책 인공지능 대학원 10개가 탄생했다. 급격히 늘어난 수요에 대응해 어떤 방식으로 질 좋은 교육을 학생들에게 제공해야 할지 어깨가 무겁다."라고 말했다.

AI 연구 인력 수요가 폭증했다.

이 기회를  활용해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지 고민 

조성배 연세대학교 인공지능대학원장 (사진=이하나기자)
연세대 조성배 인공지능대학원장 (사진=이하나기자)

 

AI 대학원장으로서 학생 모집과 교원 모집 중 어떤 것이 더 힘든가요?

둘 다 어렵지만 교원 모집이 더 어렵습니다.
알파고와 이세돌 대국 이후 3,4년간 인공지능 붐이 크게 일어나 AI 수요가 늘었습니다. 국가는 늘어난 AI 수요에 대응해 국책 인공지능 대학 10곳을 선정했습니다. 갑자기 늘어난 인공지능 대학원으로 인해 뽑아둔 학생들이 중간에 다른 대학원으로 옮기는 일도 생깁니다. 교육과 연구는 하루아침에 실적이 쌓이지 않습니다. 장기적으로 함께 할 수 있는 학생을 뽑는 것은 쉽지 않죠.

교원 모집도 마찬가지입니다. 교원 공급은 많지만 모든 대학이 그렇듯 우수 교원 모집이 관건입니다. 연구 시설이 잘 갖춰진 국외로 나가려는 경향이 우세해 유능한 교원 모집에 난항을 겪습니다. 계획대로 교원 모집 진행이 되지 않고 있지만 최대한 교원 수급을 맞추려 노력 중입니다.

 

인공지능대학원 진학 관련 정보가 충분히 공개되고 공유되고 있습니까?

네 차례에 걸쳐 인공지능대학원 선정과정이 이루어지다 보니, 이를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수준까지는 미치지 못한 듯합니다. 그러나, 다양한 채널을 통해 입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AI 대학원생을 위한 SNS 그룹방이나 온라인 사이트가 활성화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만, 연구 현황과 성과, 그리고 연구실 분위기를 공유하게 되면 더욱 좋겠지만 대학원 입장에서 현실적으로 좀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또한, 대학원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은 수능시험이나 내신시험을 준비하듯 준비할 필요까지는 없다고 봅니다. 연구 자세를 갖추는게 더 중요하니까요.  

 

연구 실적을 거두기 위해 석박 통합 과정이 선호되기도 하지만, 석사 후 창업이나 취업을 원하는 지원자도 있을 텐데요?

인공지능은 원맨(One-man) 기업, 즉 창업하기 유리한 분야입니다. 좋은 아이디어만 있으면 소수 인력이 모여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 기술의 민주화 차원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한 창업을 유도해도 좋다고 봅니다.

연세대 AI 대학원은 3가지 지향점으로 연구 중심ㆍ융합 중심ㆍ창업 중심을 뽑았습니다. 창업 관련 교과목을 커리큘럼 내에 편성한 상태입니다. 연구는 체질에 맞아야 박사과정까지 장기적으로 해나갈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창업이 적성에 맞고 확고한 의지가 있다면 언제든 창업에 도전하시기 바랍니다.

 

자대생 비율이 높을 거라는 세간의 인식이 있습니다만 사실인가요?
연세대학교 인공지능대학원 조성배 교수는 코로나 19 방역을 위해 마스크를 쓰고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사진=이하나기자)
연세대학교 인공지능대학원 조성배 교수는 코로나 19 방역을 위해 마스크를 쓰고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사진=이하나기자)

인공지능 대학원 입시에서 자대생과 타대생을 구분 짓지 않습니다. 자대생이라고 혜택을 주지 않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대학원 입학처에서 정한 기준도 없습니다. 지난 학기 석ㆍ박사생 모집 후 자대생과 타대생 비율을 계산한 결과, 비슷했습니다.

덧붙여 모집 시작 전 교수와 사전 컨택을 생각하는 학생들이 있을 것으로 압니다. 연대 인공지능 대학원은 부정 입학 방지와 공정성을 위해 사전 교수 컨택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사전에 컨택이 이루어졌어도 합불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저희 대학원은 입학 전 교수와의 사전 컨택을 통해 미리 연구 분야를 정하는 시스템이 아닙니다. 일정 시험 기준을 통과한 학생을 뽑는다는 원칙하에 학생 모집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교수님께서 생각하시는 인공지능 대학원에 적합한 인재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AI의 핵심은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한 코딩 기술이지만 ▶인문학 ▶전자ㆍ전기 공학 ▶사회 등 활용 분야가 많습니다. 인공지능은 융합적인 분야입니다.

코딩과 수학을 잘하는 학생이라면 당장의 성과는 나겠죠. 하지만 포괄적인 분야를 다 아우를 수는 없을 것입니다. 결국 컴퓨터 공학 전공생 중 우수한 영어 독해력을 가진 학생이 유리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인문사회계열 학생도 뽑습니다. AI Core를 가르치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전공이 큰 상관은 없습니다. 다만 인공지능 대학원생으로서 ▶이산 수학 ▶확률과 통계 ▶프로그래밍 등 기본적인 컴퓨터와 수학 지식이 필요합니다.

기초 컴퓨터 지식과 관련하여 파이썬과 C를 놓고 무엇을 공부해야 할지 고민하는 학생이 있습니다. 어떤 프로그래밍 언어를 공부하든 괜찮습니다. 기본적인 컴퓨터 지식을 바탕으로 문제해결력을 갖추고 있다면 연대 AI 대학원에 도전하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AI 창업가 ▶개발자 ▶AI 대학원 준비생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30년간 인공지능을 연구해온 장본인으로서 AI는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인공지능 이론 자체가 사람의 관심을 끌기에 역부족이었습니다. 자율 주행, 의료 등 응용분야와 합쳐져 지금 인공지능은 전 세계 사람들에게 관심받고 있습니다.

AI 전문가를 목표로 개발과 컴퓨터 공학에 매진하는 것도 좋습니다. 다른 분야와 연계되는 분야가 있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들을 섭렵하되, 다양하게 공부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과거 코딩 작업당 몇백 줄의 수식이 필요했지만 지금은 20-30줄이면 코딩 작업이 완료됩니다. 비전공자, 어린 학생 등 누구나 인공지능을 공부하고 접할 수 있습니다. 과학적인 호기심에서 출발해 구체화된 아이디어를 만들어나가길 바랍니다.

 

조성배 AI대학원장.(사진=연세대 홈페이지)
조성배 AI대학원장.(사진=연세대 홈페이지)

조성배 

연세대학교 인공지능대학원장

▲연세대 컴퓨터과학과 교수

▲연세대 인지과학연구소 소장

▲연세대 전산과학과 학사

▲KAIST 대학원 컴퓨터과학과 박사

▲한국정보과학학회 부회장

▲한국BI데이터마이닝학회 회장

 
특별취재팀 이하나ㆍ정윤아 기자 22hnxa@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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