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과 기업 간 연구 협력 활발
스타트업 선호도↑, 진입 장벽↓
안정적인 정치·경제적 환경...글로벌 기업 끌어들여

편집자 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인공지능 기술력은 국가 경쟁력 핵심. 정부는 2019년 AI분야 산학관 협력을 바탕으로 한 글로벌 인공지능 석ㆍ박사급 인재 육성을 목표로 국책 인공지능대학원 사업을 시작했다. 컴퓨터 비전과 자연어 처리, 그리고 빅데이터 분석 등 산업계가 필요로 하는 '인공지능 아키텍처' 전성시대가 열리고 있다.

AI타임스 특별취재팀은 기획 연재를 통해 인공지능대학원 정보를 독자들과 공유함으로써 교육 소비자 주권 행사에 기여코자 한다. 동시에 국내 인공지능대학원간 교차 비교와 해외대학 정보를 제공, 한국 인공지능대학원의 발전에 도움이 되고자 노력했다.

◇특별취재팀=팀장 권영민, 정윤아ㆍ박유빈ㆍ박성은ㆍ윤영주ㆍ이하나 기자

앞선 기사에서 스위스의 뛰어난 공과대학에 대해 살펴보았다. 교육 외에도 정치와 경제, 문화적 환경 등 스위스가 ‘인공지능의 허브’로 등극할 수 있었던 배경은 다양하다. 이 모든 요소의 공통점은 ‘협력’이다. 

스위스 대학의 높은 연구 성과 덕에 구글, 애플, IBM,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기업들이 대학과 공동연구를 진행한다. 스위스 대학의 교수는 캠퍼스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동시에 기업의 연구에도 참여할 수 있다. 대학과 기업 간 구분 없이 자유롭게 넘나들며 협력하는 문화는 스위스의 혁신 투자를 결과로 이끈다.

달레 몰레 인공지능 연구소(Dalle Molle Institute for Artificial Intelligence, IDSIA)는 루가노 대학교(Università della Svizzera Italiana) 정보과학부와 SUPSI(University of Applied Sciences and Arts of Italian Switzerland) 혁신기술부의 공동 연구소이다. 주로 머신러닝과 로봇 공학, 근사 산법 그리고 데이터 마이닝에 대해 연구한다. 특히, 장단기 메모리(Long Short-Term Memory, LSTM)와 음성 인식 알고리즘 개발로 잘 알려져 있다. 인공지능을 세상에 등장시킨 ‘알파고’ 개발 기업, 딥마인드(DeepMind)의 주요 과학자를 배출하기도 했다. 스위스의 협력적인 연구 문화가 뛰어난 인재 양성의 원동력이라는 증거다.

스위스에는 구글과 페이스북, 아마존 등 세계적인 기업들이 다수 위치해 있다. 스위스를 기술 강국으로 끌어올린 직접적인 요인 중 하나이다.

글로벌 기업들이 스위스에 둥지를 트는 이유는 무엇일까?

스위스는 친기업적인 환경을 잘 갖추고 있다. 가상화폐인 블록체인의 성지, 추그 지역의 크립토 밸리(crypto valley)가 예시다. 기업 친화적인 스위스 지방정부가 암호화폐 장려정책을 실시한 결과, 탁월한 산업 환경을 따라 세계 곳곳의 블록체인 가상화폐 기업들이 모여들었다. 

빅 테크(Big Tech)라고 불리는 미국의 가장 크고 영향력 있는 IT 기업(사진=셔터스톡)
빅 테크(Big Tech)라고 불리는 미국의 가장 크고 영향력 있는 IT 기업(사진=셔터스톡)

스위스는 스타트업에 대한 선호도도 높을뿐더러 진입 장벽도 낮은 편이다. 해외 각국의 스타트업은 ‘임팩트 허브 취리히’에서 몇 달간 머물면서 동료들과 협업하고 스타트업 행사에 참여하는 등 기술 네트워크를 마련할 수 있다. 이러한 스위스의 친기업적인 기조는 경쟁력 있는 기업들이 성장할 발판을 마련해주었다. 

스위스의 안정적인 정치 및 경제적 특성도 글로벌 기업들에 큰 메리트로 작용한다. 무엇보다 스위스는 나라 전체를 ‘데이터 저장 센터’로 전환했다. 우수한 정보 기술 인프라와 신속한 인터넷 연결, 안정적이고 비용 효율 높은 전원 공급과 더불어 실력 있는 기술자를 갖춘 데이터 센터를 다수 제공한다. 데이터 센터의 수준 높은 보안 덕분에 기업은 안전하게 데이터를 활용하고 검증할 수 있다.

최첨단 기술 연구를 위한 스위스 슈퍼컴퓨팅 센터, Swiss CSCS(사진=셔터스톡)
최첨단 기술 연구를 위한 스위스 슈퍼컴퓨팅 센터, Swiss CSCS(사진=셔터스톡)

스위스는 동쪽으로 오스트리아, 서쪽으로 프랑스, 북쪽으로 독일에 접하고 있다. 현대 사회의 발전을 이끈 주요 국가들과 인접하게 위치한 스위스는 대외개방형 경제체제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다양한 기술을 습득하고 실력 있는 인재를 영입하기도 했다. 지리적 장점을 활용한 적극적인 개방 덕에 스위스는 유럽 연합(EU) 회원국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유럽의 모든 국가와 무역 협정을 맺고 있다. 이 협정으로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가 자유롭게 국경을 오갈 수 있다. 

지식산업 저널 와이어드(Wired) 편집장 출신이자 3D 로보틱스의 최고경영자(CEO) 크리스 앤더슨(Chris Anderson)은 스위스를 ‘로봇 공학의 실리콘밸리’라고 평가했다. 이제는 로봇 공학뿐만 아니라 최첨단 기술의 메카로 자리 잡고 있다. 기업 친화적 환경, 대학과 기업 간 적극적인 산학 협력 그리고 신뢰할 수 있는 정치·경제적 배경이 뒷받침된다. 혁신은 단시간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기술의 발전만으로 실현되기도 어렵다. 국가 차원의 전반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스위스는 혁신 과정의 성공적인 모델이다. 

AI타임스 박유빈 기자 parkyoobin1217@aitimes.com

 

한국의 인공지능 대학원 2021 연재순서

① KAIST(5월4일) ②고려대(5월4일) ③성균관대(5월6일) ④GIST(5월6일) 포항공대(5월7일) ⑥UNIST(5월7일) ⑦연세대(5월10일)한양대(5월10일)중앙대(5월11일)서울대(5월12일) ⑪해외의 인공지능대학원(스탠퍼드 카네기멜론 MIT 외) ⑫AI강소국 스위스, 스위스는 어떻게 인공지능 강국이 되었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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