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CTO, 비공개 회의서 독심 장치 개발 관련 성과 발언
컨트롤랩스(CTRL-Labs) 인수 후 해당 기술 제품 개발 속도
뉴럴링크(Neuralink) 등 기업‧대학서 BCI 기술 연구 활발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과연 머지않은 미래에 사람의 마음을 읽어내는 장치가 나올 수 있을까? 최근 마이크 슈뢰퍼 페이스북 최고기술경영자(CTO)가 비공개 회의에서 마음을 읽는 장치(mind-reading device) 개발 성과를 언급해 페이스북이 조만간 독심술 기기를 선보이게 될 지 기대감이 모아지고 있다.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최근 유출된 페이스북의 비공개 회의 음성녹음 파일을 통해 페이스북이 독심 장치 출시 계획에 관한 보다 구체적인 사항을 밝혔다고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버즈피드 뉴스는 페이스북 직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비공개 회의의 녹음 파일을 입수했다.

버즈피드 뉴스가 입수한 녹음 파일 내용에 따르면 마이크 슈뢰퍼 페이스북 CTO는 15일(현지시간) 직원들에게 최근까지 진행돼 온 자사의 신경 인터페이스 기술 성과를 강조했다. 

슈뢰퍼 CTO는 해당 장치와 관련해 신경 센서가 어떻게 사람들의 생각을 타이핑하거나 비디오게임에서 가상 물체를 잡는 등 컴퓨터 명령어(computer commands)로 변환할 수 있는지에 대해 설명했다. 또 페이스북이 이 같은 제품을 출시하기 전에 프라이버시 문제 등에 관한 대중적 인식에 대해 고심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실제 사람들에게 이러한 기술 사용이 받아들여지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내비친 셈이다.

표면상으로 페이스북 측은 이러한 기술 개발의 궁극적인 목표가 사람들의 생각을 또 다른 형태의 개인 데이터로 수집하려는 게 아니라 사람들에게 생각만으로 소프트웨어를 제어할 수 있는 능력을 선사하기 위함이라고 말한다.

페이스북 측은 인디펜던트의 코멘트 요청에 즉각적인 답변을 내놓고 있지 않다.

페이스북의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헤드셋. (사진=페이스북).
페이스북의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헤드셋. (사진=페이스북).

페이스북이 신경 관련 장치에 관한 연구에 주력해오고 있다는 소문은 지난 몇 년간 무성했으나, 어떤 형태로 구현될지에 대한 세부사항은 제대로 알려진 바 없다. 하지만 지난해 9월 페이스북은 신경 인터페이스 스타트업인 컨트롤랩스(CTRL-Labs)를 인수해 해당 기술 사업 추진의 윤곽을 드러냈다.

컨트롤랩스는 인간 뇌의 전기신호를 컴퓨터나 기타 장치와 연결해 생각만으로 이를 원격 조종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회사다. 컨트롤랩스가 개발한 손목밴드는 물리적 제스처로부터 신경 활동을 측정해 이를 컴퓨터 제어장치로 변환한다. 뇌가 보내는 전기 신호를 디지털 신호로 바꿔 누르거나 흔드는 행동 없이도 기기를 조종할 수 있는 것이다.

당시 페이스북의 컨트롤랩스 인수 금액은 약 10억 달러 수준으로 전해졌다. 앤드류 보스워스 페이스북 AR‧VR 부문 리얼리티 랩스(Reality Labs) 책임자는 “컨트롤랩스 인수가 새로운 창의적 가능성을 열어줄 것”이라면서 “우리의 연결 방식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해 페이스북은 생각을 읽어내기 위해 헤드셋 장치를 이용한 별도의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관련 성과를 공개하기도 했다. BCI는 뇌파를 이용해 언어나 신체 동작 없이 컴퓨터를 이용할 수 있는 기술이다.

페이스북 연구진은 국제 과학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발표한 논문에서 헤드셋의 작동 원리를 밝혔다. 사람이 말하는 바를 즉시 텍스트로 변환하기 위해 뇌 활동을 디코딩하는 알고리즘을 이용하는 방식을 설명했다.

한편 구글 외에 다른 기업과 연구기관도 뇌 과학을 이용해 사람의 생각을 읽어낼 수 있는 기술 연구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설립한 스타트업 뉴럴링크(Neuralink)는 뇌-컴퓨터 연결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면서 뇌에 전극 칩을 심은 돼지를 선보여 화제를 불러 모았다.

지난달에는 호주의 멜버른대 연구진이 작은 클립 크기의 소형 뇌 장치(Stentrode™)를 개발, 정맥을 통해 인간의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방법을 발견해 눈길을 끌었다. 또 앞서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캠퍼스(UCSF) 연구진도 지난 3월 뇌파를 텍스트로 변환해주는 인공지능(AI) 시스템을 개발하기도 했다.

이처럼 사람의 생각을 읽어내는 기술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영국 셰필드대의 한 뇌-기계 인터페이스(BMI) 분야 전문가는 "기계가 마음을 읽어내는 현실이 당장 눈앞의 일은 아니더라도 이에 대한 윤리적 문제를 지금부터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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