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선 부풀리기 실험(BART)...로봇이 인간 행동 부추겨
로봇의 부추김 받은 실험 집단...위험 감수 더 많이 해
하노흐 부교수, "AI와 인간 간 상호작용...학계 관심 필요한 연구 분야"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해외 연구진이 로봇의 동조 압력으로 사람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과학 전문매체 사이언스데일리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모의 도박 실험에서 인공지능(AI)을 비롯한 로봇의 동조 압력이 인간에게 큰 위험을 감수하도록 권장ㆍ장려했다고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동조 압력은 특정 집단에서 의사결정 과정을 거칠 때 소수의견을 가진 사람에게 다수 의견을 맞추는 것을 암묵적으로 강제하는 것을 말한다. 특정 집단에서 모두가 'Yes'를 외칠 때 혼자 'No'를 외치지 못하는 것은 동조 압력에 따른 심리적 영향의 대표적 사례다.

야니브 하노흐(Yaniv Hanoch) 사우샘프턴대학 위험 관리 부교수는 '사이버심리학, 행동학, 소셜네트워킹' 저널에 자신의 연구 '로봇이 나를 그렇게 만들었다 : 인간과 로봇의 상호작용과 위험 감수 행동' 보고서를 게재하고 연구 내용을 소개했다.

이 연구에서 180명의 학부생을 대상으로 풍선 아날로그 위험 작업(BART)을 수행하도록 했다. BART는 위험을 감수하는 행동을 컴퓨터로 측정하는 프로그램으로 피실험자가 컴퓨터 화면 속에 있는 풍선에 바람을 넣는 작업이다.

스페이스바 키를 누를 때마다 컴퓨터 화면 속 풍선이 조금씩 부풀어 오르며, 동시에 피실험자의 '임시 머니 뱅크'에 1페니씩 돈이 쌓인다.

하지만 이 풍선은 일정 정도 바람이 들어가면 무작위로 터진다. 풍선이 터질 경우 피실험자가 모은 돈도 모두 잃는다. 하지만 풍선이 터지기 전까지 '현금 인출' 옵션을 갖고 있으며 다음 풍선으로 넘어갈 수 있다.

실험군은 ▲사람 혼자 BART를 수행하는 집단(통제 집단) ▲실험의 지시사항만 알려주는 로봇과 사람이 함께 BART를 수행하는 집단 ▲적극적으로 말을 거는 로봇과 사람이 함께 BART를 수행하는 집단 3개로 나눠 진행했다.

그 결과, 적극적으로 말을 거는 로봇과 함께한 집단이 다른 그룹보다 훨씬 더 자주 풍선을 불면서 위험을 감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집단은 다른 두 집단과 비교해 더 많은 돈을 벌었다. 실험 설명 로봇이 있는 집단과 사람만 있는 집단의 행동에서 유의미한 차이를 발견하지 못했다.

로봇의 격려를 받는 집단의 경우 로봇이 "왜 펌핑을 멈췄니?"를 비롯한 대화를 이어가며 피실험자의 풍선 부풀리기 행동을 격려ㆍ장려했다.

이번 연구를 이끈 하노흐 부교수는 "통제 집단의 경우 풍선 폭발에 따른 위험 감수 행동을 축소하려는 경향을 보였으나 실험 집단은 위험을 계속 감수했다"며 "위험을 조장하는 로봇에게 받는 직접적인 권장ㆍ격려는 참가자의 경험과 본능을 무시하는 것 같았다"고 짚었다.

이어 "우리는 동료의 압력이 더 높은 위험 감수 행동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인간과 기술의 상호작용 규모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기계가 유사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하노흐 부교수 연구팀은 디지털 보조원과 아바타 등 AI 시스템과 인간 간 상호작용에서 앞선 실험과 유사성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AI 기술을 널리 보급하면서 인간과 상호작용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하며 "학계의 긴급한 관심이 필요한 분야다"라고 강조했다.

 

AI타임스 김재호 기자 jhk6047@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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