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172개국 대상 ▲거버넌스 ▲기술 분야 ▲데이터ㆍ인프라 3개 지표 평가
정부 AI 준비 지수 1위는 '미국'...한국은 지난해 26위에서 7위로 껑충 뛰어올라
상위 10개국 중 아시아 국가는 '싱가포르'와 '한국',
프랑스, 캐나다, 일본이 10위권 밖으로 밀려났으며 한국, 네덜란드, 노르웨이가 신규 진입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인공지능(AI) 기술 선점을 위한 각국의 경쟁이 치열하다. AI가 미래 시대를 이끌 첨단 산업으로 급부상하면서 다양한 정책ㆍ연구개발(R&D)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여기에, 세계적인 코로나19 팬데믹으로 AI 기술을 백신ㆍ치료제 개발에 활용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AI 기술 고도화에 가속력이 붙었다.

영국 기술 정책 연구소인 옥스퍼드 인사이트(Oxford Insights)는 지난 9월 '정부 AI 준비 지수 2020'을 발표하고 국가별 AI 기술 수준을 비교ㆍ분석했다.

'정부 AI 준비 지수' 상위 10개국 (사진=옥스퍼드 인사이트, '정부 AI 준비 지수')
'정부 AI 준비 지수' 상위 10개국 (사진=옥스퍼드 인사이트, '정부 AI 준비 지수')

이 보고서는 총 172개 대상국을 선정했으며 ▲거버넌스 ▲기술 분야 ▲데이터ㆍ인프라 3개 지표 기준 100점 만점으로 국가별 AI 기술 수준을 지수화했다.

지난 해 발표한 '정부 AI 준비 지수 2019'와 비교해 상위 10개국 명단에서 프랑스, 캐나다, 일본이 밀려났으며 한국, 네덜란드, 노르웨이가 진입했다. 한국은 지난 해 26위에서 올해 7위로 크게 뛰어올랐다.

이에 상위 10개국 중 5개 국가의 AI 기술 수준을 소개한다.

1. 미국 ( 총점 : 85.479 , 전체 1위 )

올해 정부 AI 준비 지수 1위는 미국이 차지했다.

미국의 '▲거버넌스 ▲기술 분야 ▲데이터ㆍ인프라' 평가 점수(사진=옥스퍼드 인사이트, '정부 AI 준비 지수')
미국의 '▲거버넌스 ▲기술 분야 ▲데이터ㆍ인프라' 평가 점수(사진=옥스퍼드 인사이트, '정부 AI 준비 지수')

하위 지표로 미국 거버넌스 점수는 싱가포르에 이어 2위를 기록했으며, AI 개발과 배치를 육성할 수 있도록 강력한 정책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출범한 미국 AI 이니셔티브는 AI 분야에서 미국이 글로벌 리더십을 유지할 수 있는 전략을 세운다. 민간의 혁신을 육성하고 정부 내에서 AI 채택을 유도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같은 해 9월 백악관은 AI 관련 서밋을 개최하고 산ㆍ학ㆍ관 지도자와 전문가 175명이 모여 AI 활용을 논의한 바 있다.

미국 정부 내 'AI 우수성 센터'가 연방기관에 AI를 잘 배치할 수 있도록 관련 방법을 조언하고, AI 채택을 가속화할 목표로 AI 정책에 관심을 가진 연방 직원의 AI 실천 공동체를 첨언한다.

기술 분야 지표에서 미국은 세계 최고 점수를 받았다. 미국 정부는 기술 분야 혁신을 지원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R&D) 투자를 국가 AI 전략의 핵심으로 보고 있다. 2019년 정부는 '비방위 AI R&D 비용 지출 보고서'를 발간했으며 2020년 2월 발표한 'FY21 예산안'에서 향후 2년간 R&D 비용을 2배 늘리기로 했다.

기술 지표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인적 자본' 부문은 향후 미국이 AI 대비 태세에 있어 글로벌 리더십을 유지ㆍ강화하는 데 하나의 목표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하지만 매사추세츠공대학, 스탠퍼드대학, 버클리 캘리포니아대학 등 QS 세계 대학 평가에서 5위권 안에 드는 공대 중 3개가 미국에 있어 인적 자본 점수 향상에 있어 필요한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데이터ㆍ인프라 지표는 전반적으로 좋은 점수를 받았다. 한국과 중국에 이어 5세대(5G) 이동통신이 가능한 도시가 세 번째로 많은 것으로 나타나 첨단 기술 인프라를 향한 미국의 투자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세계경제포럼(WEF)는 미국의 '디지털 격차' 문제를 보고한 바 있으며, 이번 보고서 분석 결과 저소득 미국인의 기술 채택 수준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기술 인프라가 고르게 분포할 수 있도록 대표적 데이터를 수집하고 공공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2. 영국 ( 총점 : 81.124 , 전체 2위 )

영국은 올해 정부 AI 준비지수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영국의 '▲거버넌스 ▲기술 분야 ▲데이터ㆍ인프라' 평가 점수(사진=옥스퍼드 인사이트, '정부 AI 준비 지수')
영국의 '▲거버넌스 ▲기술 분야 ▲데이터ㆍ인프라' 평가 점수(사진=옥스퍼드 인사이트, '정부 AI 준비 지수')

2018년 영국 정부 차원의 AI 전략인 'AI 섹터 딜(AI Sector Deal)'을 발표했다. 같은 해 전략 실행을 담당할 'AI 사무국'도 출범했다.

AI 사무국과 정부 디지털서비스는 공공부문 AI 활용 가이드라인을 작성했으며, AI 사무국 단독으로 AI 정부 조달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하지만 거버넌스 지표 하위 부문 중 네트워크 준비 지수에서 영국은 첨단 기술 정책의 정부 조달이 100점 만점에 57.31점에 그쳤다. 이에 보고서는 실제 기술 실현이 앞서 정부가 제시한 지침을 따라잡지 못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기술 분야 지표에서 영국은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 번째로 기술 유니콘 기업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포브스 글로벌 2000'에 속해 있는 영국의 기술 회사들은 미국, 중국, 인도, 독일, 아일랜드에 이어 여섯 번째로 높은 시장 가치를 갖고 있다.

영국 캠브리지대학 산하 미래지능센터(Leverhulme Centre for the Future of Intelligence)와 옥스포드대학 인류미래연구소(Future of Humanity Institute) 등 세계적 AI 연구센터도 배출했다. 올해 6월에 AI 전환 과정 석사 학위를 신설, 다른 분야 학생이 AI와 데이터 사이언스 등을 공부할 수 있도록 했다.

데이터ㆍ인프라 지표의 경우 평균 93점으로 세계 1위를 기록했다. 현재 5G가 가능한 도시 수는 총 31개로 한국, 중국, 미국에 이어 세계 4위다.

영국은 2017년 발표한 '오픈 데이터 바로미터 리더스 에디션' 보고서에서 캐나다와 함께 공공 오픈 데이터 가용성 부문 공동 1위를 차지했다. 또 영국을 세계 최고의 데이터 경제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2019년 국가 데이터 전략을 발표했다.

하지만 영국은 인터넷 사용 격차를 좁혀야 하며, 모든 AI 시스템과 데이터세트가 공정하고 편중되지 않도록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3. 독일 ( 총점 : 78.974 , 전체 4위 )

이번 지수에서 독일은 전체 순위 4위를 기록했다.

독일의 '▲거버넌스 ▲기술 분야 ▲데이터ㆍ인프라' 평가 점수(사진=옥스퍼드 인사이트, '정부 AI 준비 지수')
독일의 '▲거버넌스 ▲기술 분야 ▲데이터ㆍ인프라' 평가 점수(사진=옥스퍼드 인사이트, '정부 AI 준비 지수')

AI는 독일 정부의 주요 의제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2018년 독일은 2025년까지 AI 역량 구축에 30억유로(한화 3조9885억원)를 투자하는 '국가 AI 전략'을 발표했다.

하지만 콘라드 아데나워 독일 정치 재단은 독일이 미국과 영국 등 경쟁국을 따라잡을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전략을 펼치치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독일이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봤다. 글로벌 AI 리더로 발돋움하는 데 준비를 마쳤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아직 AI 기술력이 미국, 영국, 중국과 동등한 수준으로 발전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기술 분야 지표에서 독일은 9개 기술 유니콘을 갖고 있으며 대부분 핀테크와 전자상거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 엔터프라이즈 전용 소프트웨어(SW)를 담당하는 거대 기술 기업 SAP의 본고장이기도 하다.

아직 주요 AI 기업은 없으나 베를린에서 AI 스타트업 생태계가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민간 부문 규제가 산업계에 직면해 있다. 이에 보고서는 독일의 규제 장벽이 성장을 촉진하지 못하고 있다고 봤다.

데이터ㆍ인프라 지표에서 독일은 대부분 서유럽 국가와 마찬가지로 높은 수준이다. 인터넷과 휴대전화 보급률이 높고 디지털 격차가 작다. 하지만 일부 시골지역에서 접속 문제가 발생하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 느린 네트워크와 광대역에 의존하고 있다.

오픈 데이터의 경우 독일은 다른 서구 국가보다 다소 낮은 점수를 받았다. 2018년 발표한 ‘오픈 데이터 바로미터 리더스 에디션’ 보고서에서 10위를 기록한 바 있다. 다만, 2022년까지 모든 공공 서비스를 온라인화하는 '온라인접속법'으로 일부 진전이 이뤄졌다.

종이 없는 정부를 향한 전환은 미래 정부 데이터의 핵심으로 작용할 수 있다.

4. 싱가포르 ( 총점 : 78.704 , 전체 6위 )

싱가포르의 정부 AI 준비 지수는 전체 6위로 나타났다.

싱가포르의 '▲거버넌스 ▲기술 분야 ▲데이터ㆍ인프라' 평가 점수(사진=옥스퍼드 인사이트, '정부 AI 준비 지수')
싱가포르의 '▲거버넌스 ▲기술 분야 ▲데이터ㆍ인프라' 평가 점수(사진=옥스퍼드 인사이트, '정부 AI 준비 지수')

하지만 디지털 수용력과 적응성에서 최고 점수를 기록, 전체 거버넌스 지표에서 세계 1위에 올랐다.

싱가포르는 오랫동안 정부의 디지털 전환 부문에서 선두주자였다. 2016년 새로운 기술 채택을 가능하게 할 수 있도록 정부 기술청(GovTech)을 출범했다.

정부 기술청은 정부의 혁신 의제를 지원할 수 있도록 디지털 정부 청사진과 부처별 디지털화 가이드 등을 제작했으며, 디지털 정부 서비스를 향한 시민 의식 조사도 매년 실시한다.

싱가포르는 2019년 국가 AI 전략을 발표했다. 이 전략은 만성질환 예측ㆍ관리, 지능형 화물 계획, 적응학습 등 AI를 배치할 수 있는 핵심 분야를 제시하고 있다.

기술 분야 지표는 동아시아에서 높은 수준이지만, AI 대비 태세에 있어 글로벌 리더 규모를 대표할만한 특정 기술 부문이 없다. 2010년 설립한 AI 유니콘 기업 트랙스를 자랑하고 있는데, 이 기업은 컴퓨터 비전을 전문으로 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기술 분야 혁신과 개발을 지원할 목표로 다양한 정책ㆍ프로그램을 도입했다. 대표적으로, 'TechSkills Accelerator' 프로그램은 정보통신기술(ICT) 전문가를 위한 디지털 기술 개발을 지원한다.

싱가포르 국립대학이 주최하는 AI 싱가포르 프로그램은 국가 AI 생태계 발전을 목표로 국가연구재단과 경제개발원 등이이 참여, 정부 차원의 파트너십으로 지원하고 있다.

데이터ㆍ인프라의 경우 3대 지표 중 가장 낮은 순위를 기록했다. 정부 AI 준비 지수 상위 6개국 중 유일하게 5G 상용화가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2020년 4월 인포미디어통신개발청은 국가 5G 네트워크 개발 관련 2건의 상용 계약을 체결했으며, 2025년까지 2개의 전국 네트워크를 보유할 계획이다.

싱가포르는 국가 AI 전략에서 데이터 아키텍처를 AI 생태계 활성화 도구로 인식하고 있다. 정부는 공개 데이터 포털을 통해 데이터를 공개했다.

또 데이터ㆍ혁신 프로그램 사무소는 특정 이해관계자가 임의 방식으로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 정부와 산업계 간 데이터 공유를 촉진하고 있다.

5. 대한민국 ( 총점 : 77.695 , 전체 7위 )

한국은 정부 AI 준비 지수 전체 7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해 26위에서 19계단 상승했다.

한국의 '▲거버넌스 ▲기술 분야 ▲데이터ㆍ인프라' 평가 점수(사진=옥스퍼드 인사이트, '정부 AI 준비 지수')
한국의 '▲거버넌스 ▲기술 분야 ▲데이터ㆍ인프라' 평가 점수(사진=옥스퍼드 인사이트, '정부 AI 준비 지수')

한국은 2019년 10월 AI 국가 전략 실행을 예고한 후 같은 해 12월 ‘AI 국가 전략’을 발표했다. 이어 2020년 코로나19 유행에 따라 AI 기술과 5G에 초점을 맞춘 ‘한국판 뉴딜’ 정책을 확정하며 AI를 향한 정부의 관심을 확고하게 하고 있다.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정부 전반에 걸쳐 AIㆍ신기술 관련 정책을 조율한다. 4차위는 정부, 시민사회, 민간 부문 이해관계자가 모여 신흥 기술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다룬 워크숍을 위해 규제ㆍ제도 개혁 해커톤을 조직한다.

정부는 '지능형 사회를 위한 윤리 지침'을 발표해 AI 규제와 윤리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시사했다.

기술 분야 지표에서 한국은 강력한 기술 산업을 갖고 있다. 반도체, 자동차, 전자 분야뿐 아니라 산업용 로봇 기술 분야에서도 구체적 전문성을 보인다.

한국은 7개의 기술 유니콘을 보유하고 있으나 대기업과 스타트업 간 불균형 때문에 자금ㆍ인재 유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하지만 일부 대기업이 AI 생태계를 활성화할 수 있는 방식으로 투자했다.

한국의 데이터ㆍ인프라 지표는 동아시아 지역 1위다. 휴대전화와 인터넷 보급률이 높고 상대적으로 정보 격차가 작다. 세계에서 5G 네트워크를 커버하는 도시 수가 가장 많으며, 한국판 뉴딜 정책에도 전국적인 5G 네트워크 구축 계획을 포함했다.

한국은 2017년 '오픈 데이터 바로미터 리더스 에디션'에서 4위를 차지한 바 있으며, 개방형 데이터 포털을 보유하고 있다.

 

AI타임스 김재호 기자 jhk6047@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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