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Ri, "국가 AI 연구지수' 분석 보고서 발표
상위 10위권 내 국가 간 연구 역량도 큰 차이 보여
이승환 팀장, 글로벌 협력 연구 강화하고 SWㆍAI 학습 여건 보장해야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국내 연구진이 연구한 국가 인공지능(AI) 연구 지수에서 우리나라가 91개국 중 14위를 기록했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ㆍ원장 박현제)는 지난 달 24일 세계 각국의 AI 연구 역량을 비교할 수 있도록 국가별 AI 연구지수를 분석한 '국가 AI 연구지수 : 혁신을 향한 경쟁' 보고서를 24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경제규모와 데이터 수집 가능성을 고려해 91개 대상국을 선정했으며, 2016년부터 2019년까지 각국에서 이뤄진 AI 연구 성과를 지수화해 '국가 AI 연구지수'를 도출했다. 이에 4102개 컨퍼런스와 224개 저널 등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연구의 양과 질을 평가한 뒤 지수 측정에 활용했다.

지표 점수를 100점으로 환산해 91개국 평균 43.01점으로 나타났으며 미국이 94.01점으로 1위, 아르메니아가 7.25점으로 91위를 차지했다.

국가 AI 연구지수 상위 10개국
국가 AI 연구지수 상위 10개국(사진=SPRi, '국가 AI 연구지수 : 혁신을 향한 경쟁')

보고서는 국가 AI 연구지수 도출을 위해 국가별 ▲학술 연구 수 ▲편당 인용 수 ▲FWCI(Field-Weighted Citation Impact) 3개 지표를 활용해 연구의 질과 양을 분석했고 변수에 가중치를 반영해 최종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FWCI는 세계 평균 대비 논문 피인용 비율이다. FWCI가 1.23인 경우 전 세계 평균 대비 23%의 논문이 더 인용됐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번 보고서에서 우리나라는 총 70.1점으로 91개국 중 14위를 차지했다. 학술 연구 수는 6940건으로 세계 9위, 연구 편당 인용 수는 3.8회로 31위를 기록했다. FWCI의 경우 0.98로 총 43위에 오르며 앞선 두 지표와 비교해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이번 연구를 담당한 이승환 SPRi 지능콘텐츠연구팀장은 "한국의 AI 연구 수가 전체 9위를 차지한 것은 4년 동안 국가ㆍ대학ㆍ기업이 많은 노력을 했다는 방증이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연구의 양적 토대 위에 질적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하며 "연구의 질적 측면을 높이는 데 더욱 힘쓴다면 향후 10위권 내 진입도 가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전체 학술 연구 수는 중국이 7만199건으로 가장 많았고 미국과 인도가 각각 3만5775건, 3만935건으로 뒤를 이었다.

AI 연구 편당 인용 수에서 홍콩이 9.6회로 가장 높았으며 싱가포르가 9.2회, 사우디아라비아가 8.4회로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FWCI의 경우 싱가포르가 2.02로 1위에 등극했으며 스위스가 2.00, 홍콩이 1.94로 각각 2위와 3위 자리를 가져갔다.

91개국 AI 연구지수 분포(사진=SPRi, '국가 AI 연구지수 : 혁신을 향한 경쟁')
91개국 AI 연구지수 분포(사진=SPRi, '국가 AI 연구지수 : 혁신을 향한 경쟁')

보고서는 이번 연구로 AI 연구 선도 그룹과 평균 그룹 간 연구 역량 차이가 큰 것을 확인했다.

이번 AI 국가 연구지수의 분포는 오른쪽으로 꼬리가 늘어진 'Power Low' 형태다. 이 분포는 평균 그룹과 선도 그룹의 차이가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인재 역량 분포를 조사한 기존 연구도 정규분포가 아닌 Power Low 형태를 보였다. 일반적으로 역량을 정규분포로 가정하지만 실제 역량은 Power Low 형태로 평균 집단과 우수 집단 간 괴리가 크게 발생한 것이다.

학술 연구 수를 기준으로 상위 10위권 내 국가간 성과 차이가 크며 대부분 선도 그룹에서 AI 연구가 이뤄졌다. 상위 10위권 내 국가간 연구 수 차이도 컸다. 1위 중국과 10위 캐나다의 연구 수는 약 10배 이상의 격차를 보였다.

국가별 AI 학술 연구 수(2016년~2019년)(사진=SPRi, '국가 AI 연구지수 : 혁신을 향한 경쟁')
국가별 AI 학술 연구 수(2016년~2019년)(사진=SPRi, '국가 AI 연구지수 : 혁신을 향한 경쟁')

이승환 팀장은 "평균에 있는 국가가 중간에 끼여 연구 방향성을 잡지 못하면서 상위 국가와 차이가 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평균 집단과 비교해 상위권을 차지한 국가의 연구 방향성이 뚜렷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미국과 영국 등 상위 국가는 경제규모와 재원이 다른 국가와 비교해 우위에 있는 만큼, 양과 질이 좋고 중국은 양적인 측면에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면서 "싱가포르는 연구 수가 적으나 질 우위 중심으로 방향을 정해 상위 랭크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또 보고서는 AI 연구 역량과 디지털 경쟁력이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로 도출한 AI 연구지수와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발표한 디지털 경쟁력 순위를 9개 범주로 분류해 비교했다. 그 결과, 일부 국가에서 AI 연구 역량은 높지만 디지털 경쟁력은 보통 수준인 형태를 보였다.

이에 이 팀장은 한정적인 재원으로 넓은 IT 분야를 투자하는 과정에서 생긴 격차로 봤다. 그는 "대부분 국가가 IT 전체 투자에 비례해 AI 투자를 늘리고 있으나 스페인과 사우디아라비아 등은 상대적으로 AI에 선택과 집중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보고서는 향후 AI의 파급효과가 전(全) 산업으로 확대할 것이므로 선도 그룹을 포함한 AI 연구 국가의 추세, 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 등에 주목하고 인재 확보와 연구 협력 등 다양한 교류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승환 팀장은 AI 연구의 질적 강화를 위해 글로벌 협력 연구를 강조했다. 또 지속성을 고려한 연구를 수행해 내실 있는 연구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우수 인재는 전 세계 어디에나 존재한다"면서 "다양한 국가의 우수 인재와 교류ㆍ협력을 이어 나가 연구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소프트웨어(SW)와 AI를 독립 교과 과목으로 설정해 충분한 수업 시간과 학습 여건을 보장할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AI타임스 김재호 기자 jhk6047@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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